홍무(洪武) 초에 태조(太祖, 1328~1398; 재위 1368~1398)가 당(唐)대 토번(吐蕃)의 변란을 거울삼아 그들을 제어하고자 하였다. 다만 그들의 풍속을 고려하여 승려를 이용해 교화 개도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 이에 사신을 파견하여 널리 초무(招撫)하여 효유(曉諭)를 행하였다. 귀부를 종용하는 황제의 뜻을 널리 펼쳤다. 또 섬서행성(陝西行省)의 원외랑(員外郞) 허윤덕(許允德)을 그곳에 파견하여 원(元)의 옛 관료를 천거하여 경사(京師)에 보내 [명조의] 관직을 받도록 했다. 이에 오사장(烏斯藏)에서 섭제사(攝帝師)를 맡고 있던 남가파장복(喃加巴藏卜)이 먼저 사신을 보내 입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홍무] 5년(1372) 12월에, 경사에 이르렀다. 황제가 기뻐하여 홍기(紅綺)로 만든 선의(禪衣)와 신발, 모자 및 금품을 하사하였다. 이듬해(1373) 2월에 몸소 입조하여 [원대의] 옛 관료 60명을 천거하여 아뢰니, 황제가 모두 관직을 제수하고 [남가파장복의] 섭제사(攝帝師)를 고쳐 치성불보국사(熾盛佛寶國師)로 삼았으며, 예전처럼 옥인(玉印) 및 채폐(綵幣) 20표리(表裏)를 하사하였다. 옥을 다듬는 공인이 도장을 이미 완성하였는데 황제가 옥인을 보고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아 다시 만들게 하였으니 [그를] 귀히 여김이 이와 같았다. 돌아가겠다고 하직인사를 하자 헤어짐을 고하고 물러남에 하주위(河州衛)에 명하여 관원을 보내 칙서를 가지고 동행하게 하여 여러 번부(番部) 중 아직 귀부하지 않은 자들을 초무하여 효유하도록 했다. 겨울에, 원대 제사의 뒤를 이은 후예인 쇄남견파장복(鎖南堅巴藏卜) ·원대 국공(國公) 가렬사감장파장복(哥列思監藏巴藏卜)이 함께 사신을 보내 옥인을 구하였다. [이에] 조정의 신료들이 이미 [옥인을] 사여하였으므로 다시 주는 것이 마땅하지 않다고 하니, 곧 [그들에게] 문기(文綺)만 주었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홍무] 7년(1374) 여름에, 불보국사(佛寶國師)가 그의 도제(徒弟)를 보내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가을에 원나라 제사 팔사파의 뒤를 이은 공가감장파장복(公哥監藏巴藏卜) 및 오사장의 승려 답력마팔랄(答力麻八剌)이 사신을 파견하여 입조해서 봉호를 청하였다. [이에 황제가] 조서(詔書)를 내려 제사의 뒤를 이은 자에게 원지묘각홍교대국사(圓智妙覺弘敎大國師)를, 오사장의 승려에게는 관정국사(灌頂國師)를 제수하고, 아울러 옥인을 하사했다. 불보국사(佛寶國師)가 다시 그의 도제를 보내 내조하여 공물을 바치고, 천거한 토관(土官) 58명[의 명단]을 올리니 역시 모두에게 관직을 제수했다. [홍무] 9년(1376)에 답력마팔랄이 사신을 보내 공물을 바쳤다. [홍무] 11년(1378)에 다시 공물을 바치면서 옛 관료 16명을 천거하여 선위(宣慰)·초토(招討) 등의 관직에 임명할 것을 상주하자, 역시 모두 비답을 내려 윤허하였다. [홍무] 14년(1381)에 다시 공물을 바쳤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성화(成化) 4년(1468)에 그 왕 완복(完卜)이 사신을 파견하고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예부의 관원이 아뢰기를, 법왕의 인장이 찍힌 문서가 없고, 또한 조주(洮州)로부터 입공한 것은 제도에 맞지 않다고 하면서 마땅히 사여할 물품을 감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사신이 아뢰기를, 거주하는 곳이 오사장(烏斯藏)에서 20여 정(程)이나 떨어져있고 5년이 걸려 겨우 경사에 이르렀으며, 또한 진공한 말이 많으니 규정된 상을 모두 하사해주길 청하였으므로, 이에 헤아려 증가시켜주도록 명하였다. [성화] 17년(1481)에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홍치(弘治) 원년(1488)에 왕 상가와(桑加瓦)가 사신을 보내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옛 사례를 비춰보면 법왕(法王)이 죽으면 그의 무리가 자신들 마음대로 계승하여 조정의 명을 따르지 않았다. [홍치] 3년(1490)에 보교왕(輔敎王)이 사신을 보내 입공하여 대승법왕(大乘法王)으로 추거하여 직을 승계하도록 상주하였다. 황제는 다만 그 공물만을 받아들이고 상을 내려 돌려보냈으며 습직을 명하지는 않았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정덕(正德) 5년(1510)에 그의 도제 작길아사아(綽吉我些兒) 등을 보내 하주위(河州衛)로부터 입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예부의 관원이 정해진 공도(貢道)가 아님으로 상을 감하여 내리고, 아울러 지휘(指揮) 서경(徐經)의 죄를 묻도록 청하니, [황제는] 이를 허락하였다. 그 후 작길아사아(綽吉我些兒)가 황제의 총애를 받아 역시 대덕법왕(大德法王)에 봉해졌다. [정덕] 10년(1515)에 승려 완복쇄남견찬파이장복(完卜鎖南堅參巴爾藏卜)이 사신을 보내 내조하여 공물을 바치고, 대승법왕(大乘法王)을 계승하기를 청했다. 예부의 관원이 전거를 잘못 살펴 마침내 이를 허락했다. 가정 15년(1536)에 보교(輔敎)·천교(闡敎) 등 여러 왕이 함께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는데 사절이 4천여 명에 이르렀다. 황제는 사신의 수가 규정을 넘는다고 하여 상을 줄였고, 아울러 사천(四川) 삼사관(三司官)에게 규정을 어겨 함부로 사신을 통과시킨 죄를 물었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일찍이 성조가 천화(闡化) 등 다섯 명의 왕을 봉했는데, 각기 봉지가 있었으나 오직 두 명의 법왕만이 유승(遊僧)으로 일정한 거주처가 없었으므로, 그들의 입공 기간은 3년의 배열에 두지 않았다. 명조가 끝날 때까지 그렇게 했는데, 입공하기를 끊이지 않았다고 전한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대자법왕(大慈法王)은 이름이 석가야실(釋迦也失)인데, 역시 오사장의 승려로 상사(尙師)라 불려진다. 영락 연간(1402~1424)에 이미 두 법왕을 봉하였는데, 그의 무리들이 천자의 총애를 얻고자 서로 다투어 이에 입조하는 자들이 계속 이어졌다. 석가야실(釋迦也失) 역시 [영락] 12년(1414)에 입조했는데, 그를 대하는 예를 대승법왕(大乘法王)에 버금가게 하였다. 이듬해(1415)에 [그를] 묘각원통자혜보응보국현교관정홍선서천불자대국사(妙覺圓通慈慧普應輔國顯敎灌頂弘善西天佛子大國師)로 임명하고, 그에게 인고를 사여하였다. [영락] 14년(1416)에 하직인사를 하자, 불경·불상·법장(法仗)·승의(僧衣)·기백(綺帛)·금은기(金銀器)를 하사하고, 또한 황제가 친히 찬사(贊詞)를 지어 주니, 그 무리들은 더욱 영예롭게 여겼다. 이듬해(1417)에 사신을 보내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영락] 17년(1419)에 중관 양삼보(楊三保)에게 명하여 불상·의폐(衣幣)를 가지고 가서 하사하도록 했다. [영락] 21년(1423)에 다시 내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선덕 9년(1434)에 입조하였는데 황제가 그를 경사에 머물도록 하고, 성국공(成國公) 주용(朱勇)·예부상서(禮部尙書) 호영(胡濙)에게 명하여 명령서를 가지고 [그를] 만행묘명진여상승청정반약홍조보혜보국현교지선대자법왕서천정각여래자재대원통불(萬行妙明眞如上勝淸淨般若弘照普慧輔國顯敎至善大慈法王西天正覺如來自在大圓通佛)에 책봉하도록 했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선종(宣宗, 1398~1435; 재위 1425~1435)이 붕어하고 영종(英宗, 1427~1464; 재위 1435~1449)이 계위하였는데, 앞서 예부의 관원이 [명조와 통공하는] 번승(番僧) 중 690명을 감하도록 주청하였고, 정통 원년(1436)에 이를 다시 청하였다. 대자법왕(大慈法王) 및 서천불자(西天佛子)는 옛날처럼 하도록 명하고 나머지는 돌려보냈는데, 이에 응하지 않는 자는 술과 양식, 고기 등 음식물의 지급을 줄였다. 이에 연하(輦下)가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서천불자라는 자는 능인사(能仁寺)의 승려 지광(智光)인데, 본래 산동(山東) 경운(慶雲) 사람이다. 홍무·영락 연간에 수차례 서방의 나라에 사행하였다. 성조(成祖)는 [그에게] 국사(國師)의 칭호를 하사하였고, 인종(仁宗, 1378~1425; 재위 1424~1425)은 원융묘혜정각홍제보국광범연교관정광선대국사(圓融妙慧淨覺弘濟輔國光範演敎灌頂廣善大國師)의 칭호를 더하고, 금인(金印)·관복(官服)·금은기를 하사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다시 서천불자의 칭호를 더해 주었다.

-명사 외국열전 오사장 기록 중.

전세계의 역사상에서 불교가 변함이 없이 가장 성행해온 곳은 바로 토번(티베트, 오사장)입니다. 위의 기록들을 보시다시피,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토번의 모든 국가들이 중국의 명 조정에 입공하여서 중국의 명 조정을 섬기는 형식을 취해온 기록들인데요. 이들의 왕호를 보면 모두 법왕 곧 불교 관련 호칭임을 알 수 있지요. 중국의 명 조정도 이들에게 법왕호를 책봉(임명, 제수)해줘왔구요. 중국의 명나라의 기록들에서 티베트의 최고 종교가 불교여온 것을 보다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흥미로우니만큼, 유익한 참조가 됐으면 해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