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현재 민주당내에서 우리가 중도보수라 생각하거나 적어도 중도보수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이재명대표 혼자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질서의 근간을 흔들면서도 자꾸 보수보수하는 국민의힘을 견제해 달라는 국민들의 부름으로 인해 민주당은 점점 더 커졌다. 나는 스스로 "민주보수"임을 천명하고도 민주당 당원들에 의해 최고위원에 선출된 바 있다. 보다못한 중도층이, 중도보수층이 점점더 민주당에 주문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 민주당은 그 민심에 부응하고 있을 뿐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중도보수를 자임하는 이유는, 단순한 선거전략 차원을 넘어서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극우화, 파쇼화되어가는데 대한 걱정과 우리가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사명감의 발로에서라는 점이다. 그러니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부탁하건대, 우릴 비난하기 전에 스스로 대한민국을 위해 무얼 할지부터 생각하기 바란다. 

 애초 민주당은 김대중의 보수야당 시절 이후 한때 세계화의 풍요 속에 좌클릭하며 운동권세력이 중심이 된 적이 있다. 이후 그 흐름이 반발을 사면서 많은 당원들이 이탈하였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 이재명대표 이후 이탈세력들은 상당수 복귀하였다. 운동권이 아니란 이유로 이재명대표 본인을 비롯해 변방취급을 받았던 인사들 상당수가 지금은 민주당의 주류로 활동하고 있다. 운동권 운운하는 국민의힘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힘을 잃어가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우리들은 애초에 이념에 집착하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은 "좌우이데올로기" 시대가 아니라 "생존이데올로기" 시대이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고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렵다. 나라와 국민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면 좌파정책이던 우파정책이던 다 갖다 쓸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실용주의다. 다만 지금의 상황은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회복이 절실하고 극우로 달려간 국민의힘 대신 상당수의 중도보수층에게 의지가 되어줄 정당이 필요하다. 그걸 국회의 절대다수당인 민주당이 해주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박수칠일 아닌가? 

 도대체 유승민의원은 왜 지금 이재명대표를 비난하는가? 좀더 지켜보고 정책논쟁을 해도 좋다. 하지만 사법리스크 운운하는 공격은 이미 윤석열의 비상계엄이란 천인공노할 짓으로 인해 빛이 바랜지 오래다. 스스로 생각해도 궁색하지 아니한가? 유승민의원은, 나라가 이 사태로 흐른데 대해 스스로 책임이 없는지부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 선거때마다 출마한 거 외에 도대체 국민의힘이 이 상황이 되도록 어떠한 투쟁을 하였는가? 건강한 보수세력이 보수정당 내에서 하나둘씩 제거되어갈 때, 당신과 함께 했던 동지들이 제거될 때 당신은 지도자로서 스스로를 희생하고 나선 적이 있었는가? 나 스스로도 민주보수를 자처하며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비판하고 바른말하다가 징계당하고 고군분투했지만 내가 민주당으로 복당할 때까지 당신은 한마디라도 위로하거나 거든 적이 있었던가?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민주당의원들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목숨걸고 국회로 달려가 해제결의를 할 때, 서부지법 폭동과 온갖 극우난동으로 국가가 무법천지가 되어가는 걸 보면서 민주당에서 우리가 테러위험을 감수하고 극우폭동세력과 맞설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이 이꼴이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에 큰 책임이 있는 당신이 지금 또 대선이란 장이 펼쳐지니 나서서 민주당을, 이재명대표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건 유승민의원 뿐만 아니라, 지금 대선에 나가겠다며 차비를 차리는 국민의힘 모든 주자들에게도 해당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지금이 국민의힘으로 대선에 나가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때인가? 출마는 자유지만 내부 성찰부터, 내부 논쟁부터 할 때가 아닌가? 국민의힘은,  여당이면서도 헌정사 초유의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다, 극우세력의 무법난동을 막지 못했다. 아니, 대한민국 보수가 파쇼화되어가는데 신이 나서 함께 하고 있다. 이래도 진정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보수가 아니다. 이래서 우리 민주당이 중도보수 하겠다는데, 경제성장과 민주주의회복에 매진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우리의 애국심에 진정성이 있는지 걱정된다면 얼마든지 감시하고 견제하라. 정책을 두고 얼마든지 논쟁하라. 하지만 자기의 본분을 망각하고 선거에 눈이 어두워 원색적 비난에만 열을 내는 모습은 졸렬한 일이다. 묻고 싶다. 진정 국민의힘 이름으로 이번 대선에 나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우릴 원색적으로 비난하기 전에 내부 성찰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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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