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日本國) 경성 관령(京城管領) 전산전(畠山殿) 좌경 대부(左京大夫) 원의승(源義勝)이 중[僧] 향양(向陽)을 보내어 와서 토의(土宜)를 바쳤다. 그 서계(書契)에 이르기를,

"돈수 백배(頓首百拜)하고 위로 조선국(朝鮮國) 예조(禮曹)의 존관 대인 각하(尊官大人閣下)께 복명(復命)합니다. 공손히 생각하건대, 하늘이 아름다운 운수를 열어서 국가가 태평한 시대를 만나니, 은혜가 사예(四裔)에 퍼지고, 아름다운 명성이 만방(萬邦)에 퍼집니다. 따라서 이 사람의 선부(先父)인 원의충(源義忠)이 대국(大國)의 인정(仁政)을 흠모하여서 여러 번 빙문(聘問)하기에 이르렀으며, 천순(天順) 초년에 삼가 예폐(禮幣)를 바치니, 인하여 준기 장군(駿驥將軍)에 임명하고 우황(牛黃)과 첨밀(甛蜜)을 내려 주시고, 특별한 은혜와 영광이 무거워서 기대하던 밖이었습니다. 불초(不肖)한 제가 그 후사(後嗣)가 되어서 감히 지금까지 선부(先父)의 뜻을 계승하지 못하다가 삼가 전사(專使)를 임명하여 변변치 못한 토의(土宜)를 바칩니다. 토의는 별폭(別幅)에 갖추어 있습니다."

하였다.

-성종실록6권, 성종 1년(1470년) 7월 19일 을미 3번째기사

이는 조선국의 제 9대 임금인 성종의 재위시기 도중의 기록인데요. 일본국(왜국)의 명문가, 대영주(다이묘)의 일원인 것과 동시에 당시의 일본국에서 경성(수도, 도성, 도읍을 의미합니다. 당시 일본의 경성은 쿄토 곧 교토였지요.)의 관령(간레이) 곧 중앙정부인 막부에서 제 2위의 관직을 역임하고 있었던 하타케야마 가문(전산전, 전산 가문)이 조선국에 입조하여서 조선국을 섬겨온 기록들 중 하나인데요. 기록을 보면, 성종 이전의 제 7대 임금인 세조의 재위시기 도중에 하타케야마 가문의 당주에게 준기장군 이라는 책봉(임명, 제수)호를 하사해주었다고 하는데요. 이 단어를 해석하면, 용맹한 기병대를 거느린 장군 이라는 뜻이긴 한데, 이 준기장군이 품계가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네요. 흥미로움을 불러일으키는 기록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익한 참조가 되어드렸으면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