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란(아란타국, 하란국, 화란국, 네덜란드)관에 대해 장기長崎 사람들이 말하기를, 아란국은 일본의 남쪽에 있는데 백여 년 전에 일본이 가서 정벌하여 항복시켰다고 한다. 이로부터 아란이 조공하였고 그 나라 사람 백여 명이 항상 와서 장기진長崎鎭에 수자리한다고 하였다. 그 나라 사람들은 눈이 깊고 붉은 눈동자를 가졌으며 콧마루가 오뚝하였다. 머리카락은 혹은 붉은색, 혹은 황색, 혹은 검은색, 혹은 회색이었고 그 길이는 불과 한 마디밖에 되지 않았으며 더부룩한 곱슬머리여서 마치 개털 같았다. 옷은 검은색으로 물들인 가죽으로 웃옷과 바지를 만들어 입었는데, 몸에 딸린 것은 남김없이 위아래에 모두 끈으로 묶었다. 머리 위에 쓴 것은 대광주리 같은 것으로서 흑공단黑貢緞 을 입혔는데 용모가 흉측하여 마치 원숭이 같았다.

-일본표해록(기원후 1818년경 기록.) 기록 중.

이를 잘 보시다시피, 풍계현정 스님이 제작 및 편찬한 일본표해록의 기록들 중 하나인데요. 포르투갈에 이어 네덜란드 역시 일본국(왜국)을 섬기는 형식을 취했음을  잘 알 수 있겠지요. 특히 이 기록 중 주목할 부분은 네덜란드인들의 외모가 보기 흉측해서 마치 원숭이 같았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참조:일본표해록은 조선국의 제 23대 임금인 순조의 재위시기 도중인 1818년경 당시 풍계현정 스님이 에도 막부 시대때의 일본국에 표류해서 머무르다가 조선국으로 귀국하기까지의 일을 토대로 저술한 기록입니다.

일본국에서 조선국을 예로부터 매우 사모해와 평범한 뱃사공일지라도 앞다투어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해주었고, 조선국을 두고 부처님의 나라로 여겨, 중국인들보다 조선인들을 훨씬 더 우대해주었을 정도였으며, 조선인을 매우 귀중하게 여겨왔기 때문에, 일본인 여성 곧 왜녀들이 반드시 조선인들과 동침하여서 조선인의 아이를 임신하려고 했는데, 왜녀가 조선인 아이를 임신한 것을 관부에 알리면, 그 관부가 중앙정부인 에도 막부에 알리고, 에도 막부가 출산할 날짜를 계산해 관부를 통해 알려줄 정도였다고 하죠. 한마디로 일본국에서 에도 막부 시대에 이르기까지에도 조선인을 매우 귀중하게 여겨서 이른바 조선인 출산 장려 정책이 있기까지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일본국 역사상 최초 및 유일무이하게 기록으로 확인되는 일본국의 경외하는 선진국에 대한 혼혈 장려 정책이 아닌가 싶습니다(일본국이 근현대사가 시작된 시점~현대사 초반부 시기에 새로이 득세한 영국을 위시한 유럽-카톨릭권, 미국을 위시한 유럽-카톨릭권과 여기에서 분파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혼혈 정책을 추진했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말 그대로 일본의 다카하시 요시오가 일본인종개량론[日本人種改良論, 기원후 1884년]에서 한 주장에 그쳤고, 실제 정책으로 옮겨지진 않았습니다.). 이는 그만큼 에도 막부 시대때의 일본국(왜국)이 조선국을 전례대로 더 나아가 전례보다 더 극도로 숭상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기록들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이것은 해유록, 봉사일본시문견록, 승사록, 일본표해록 등에 일관되게 언급되어 있기도 한 부분이기도 하니 더 말을 해봐야 무엇하겠습니까? 일본(왜)의 조선통신사소동도, 당인행렬지회도, 오와리 명소그림(여기에 마츠다이라 군산과 그의 아들들을 포함한 총 10여명이 조선의 통신사원들과 시문창화를 나눈 걸 다신 없을 영광이라고 서술해놓았죠.), 평수기상, 표해영화 등에서도 대동소이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 더욱 그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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