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왔을 때 내가 풍윤 지현(豊潤知縣) 구성진(歐聲振)을 점사(店舍)에서 만났는데, 그와 필담을 하며 돌아갈 때 만날 것을 약속하였다. 10월 무신(戊申), 조선으로 돌아가는 행차가 장차 이 현(縣)에서 묵을 예정이었다. 이에 내가 먼저 지현(知縣)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써서 기별하였다.

여차(旅次)에서 다정히 둘러앉아 얘기한 것이 꿈속에서도 생생하였습니다. 이별한 뒤에 잊히지 않아 갑절이나 그리움에 애가 탔습니다. 어느덧 달이 바뀌어 얼음이 얼고 눈이 내려 더욱 추우니, 삼가 정사를 돌보시는 체후가 다복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만 리 먼 길을 다녀오는 동안, 다행히 낭패는 면했습니다. 귀공께서 다스리는 고을이 점점 가까워지니, 귀공의 풍범을 향하여 그리워할 뿐입니다. 우리 대대인(大大人) 홍석주 공께서 삼가 귀공과 인사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지난번에 외람되게 조선으로 돌아가는 길에 교제를 맺고자 한 것에 대해 이미 귀공께 성대한 약속을 받았으니, 이번에 거듭 귀공께서 다스리는 고을에 도착하면 마땅히 즉시 문하에 명함을 가져가야 합니다. 하지만 정당(政堂)을 사사로이 보는 것은 체모에 손상될까 두려우니, 먼저 이렇게 우러러 아뢰며 공손히 회신을 기다립니다. 행여 가까이서 뵙기를 허락하여 두터운 정분을 맺게 해 주신다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이만 줄입니다. 10월 그믐에 해좌(海左 조선)의 한 모(韓某)는 재배합니다.

성밖에 이르니 아직 이른 때였는데 답장이 이미 이르렀다. 그의 답서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귀국(조선국)의 사람들은 풍류가 있고 선비의 풍모를 갖추었으니 저도 직접 만나 가르침을 받기를 원합니다. 삼가 길을 쓸고서 찾아 주시기만을 기다리겠습니다. 만일 사행단의 정사(正使) 어른께서 또한 은혜롭게 찾아와 주신다면 더더욱 다행이겠습니다. 이번에 맞이하면 곧 문후를 올리겠습니다. 나머지는 뵙고 아뢰겠습니다. 구성진(歐聲振)은 재배합니다.

이날 저녁에 지현(知縣)이 또 사람을 보내어 상사와 나에게 명함을 전하고, 이어서 왕림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청하였다. 내가 사유(士裕)와 더불어 상사를 모시고 성의 동문으로 들어가 현의 관아에 이르렀다. 구성진이 나와서 뜰에서 맞이하여 읍양(揖讓)하고 들어갔다. 섬돌과 자리에 이르러서도 또한 그와 같이하였다. 인도하여 후당(後堂)에 이르러 상사에게 먼저 앉기를 청하였다. 이어 나에게 의자에 앉기를 청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우리나라의 풍습은 감히 연장자와 함께 나란히 앉지 않으니, 괴이하게 여기지 마십시오.”라고 하자, 구성진이 말하기를, “중국(청나라)에 왔으면 마땅히 중국의 풍습을 따라야 합니다. 오늘은 임시로 연장자와 앉아도 무방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여러 번 한사코 사양하다가 한참 뒤에서야 서벽(西壁) 아래에 앉았다.

구성진(조선국)이 나에게 묻기를, “먼 길을 다녀오시는 동안 편안하였습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성대한 은혜를 입은 덕분에 길에서 편안하였습니다.”라고 하였다. 상사가 말하기를, “소방(小邦, 조선국)의 사신이 두터이 보살펴 주시는 은혜를 입어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 실로 삼생(三生)의 영광입니다.”라고 하였다. 구성진이 말하기를, “귀국(조선국)의 문물이 중국(당시로썬 여진족이 수립한 중국 정복왕조인 청나라 시대였죠.)보다 낫다고 일컬어지기는 하지만 또 고인의 예에는 미치지 못하시니,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어 굳이 지나치게 겸양하지 마십시오.” 라고 하였다.두우촌이 나를 향하여 묻기를, “존성(尊姓)과 대인(大印)을 가르쳐 주기를 청합니다.”라고 하기에, 내가 성명을 써서 보여주었다. 두우촌이 묻기를, “무슨 관직을 맡고 있습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해외(海外)에 사는 일개 포의(布衣)의 신분입니다.”라고 하자, 두우촌이 말하기를, “혹시 수재(秀才)가 아니신지요? 저도 운남(雲南)의 수재(秀才)입니다.”라고 하였다.

두우촌이 또 말하기를, “귀하의 나이는 얼마나 되었습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헛되이 25년을 살았습니다.”라고 하였다. 두우촌이 말하기를, “그대의 청아(淸雅)함은 흠모할 만합니다. 학문을 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스승에게 나아가 배운 지 거의 15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재주가 천박하여 진보할 가망이 없으니, 매우 부끄럽습니다.”라고 하였다. 두우촌이 말하기를, “너무 겸손하십니다. 너무 겸손하십니다. 시를 잘 지으십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조충전각(雕蟲篆刻)의 기예를 조금 알지만, 말할 만한 것은 못 됩니다.”라고 하였다. 진봉대가 말하기를, “귀국에서 선비를 선발할 적에 또한 시문(詩文)으로 합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선비를 선발할 적에 오로지 부(賦), 책(策), 사륙문(四六文)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시는 소과(小科)에서만 취합니다.”라고 하니, 진봉대가 말하기를, “또한 중국과 같군요.”라고 하였다.

두우촌이 말하기를, “전에 족하(足下)께서 구성진 공에게 보낸 편지를 보건대, 문법과 서법이 모두 훌륭하였습니다. 족하께서는 사륙문에 정히 공교로웠습니다.”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사행 도중이라 바빠서 제대로 뜻을 전달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지나치게 칭찬해 주시니 너무 부끄럽습니다. 부끄럽고 부끄럽습니다.”라고 하였다.

곁에 있는 어떤 사람이 손에 부채 하나를 가지고 나에게 청하기를, “원컨대, 노야(老爺)께서는 글씨를 써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일찍이 여러 번 지현(知縣)의 편지와 명함을 받들고 점차(店次)에 왕래하였기에 제법 낯이 익은 자였다. 내가 그의 성명을 묻자, 그가 “서명(徐明)입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사유(士裕)에 권유하여 묵란(墨蘭)을 그려주게 하고, 거기에 내가 몇 글자를 적어 주었다. 서명이 매우 기뻐하여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하였다. 이에 좌우의 시자(侍者) 가운데 부채를 가지고 와서 글씨를 써 달라고 청하는 자가 수십 인이었다. 내가 그 어수선함을 감당하지 못하여 어떤 사람에게는 써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써 주지 못했다. 두우촌이 말하기를, “서법이 매우 훌륭합니다. 저의 부채에 글씨를 써 주시기를 청합니다.”라고 하였다. 지현(知縣)이 또 말하기를, “부채 2자루에 하나는 한 공(韓公)의 글씨를 써 주기를 청합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평소 글씨에 재주가 부족하여 여러분들께 웃음거리가 될까 두렵습니다. 스스로 거칠고 졸렬함을 부끄럽게 여기니, 삼가 부탁 말씀에 부응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하자, 구성진이 말하기를, “너무 겸손하십니다. 너무 겸손하십니다. 마침 글씨를 쓸 종이 몇 장을 가지고 왔으니 저의 막빈에게 주어 한번 보게 한 다음 거두어 가시는 것도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어서 나에게 영련(楹聯) 1대(對)를 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글씨를 써 달라고 청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저를 비루하게 여겨 주시지 않는 은혜를 두터이 입었으니, 성대한 뜻을 저버리기 어렵습니다. 혹 점차(店次)로 가지고 가서 힘써 한단(邯鄲)의 걸음을 본받아 한번 웃음을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구성진이 말하기를, “그것이 또한 좋겠습니다. 한밤중에 사람을 보내어 가지고 오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두우촌이 말하기를, “둥근 부채 한 자루〔把〕에는 낙관 하나를 찍어 주십시오. 이 두 개의 쥘부채는 구성진 현감의 세 번째 아우 만천(曼泉)의 것인데, 여기에는 서명을 하고 쌍관(雙款)을 찍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만천(曼泉)의 성함은 무엇입니까.”라고 하자, 두우촌이 말하기를, “구성순(歐聲純)입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이미 구성진 지현께서 친동생을 위하여 글씨를 부탁하였으니, 비록 졸렬한 필법이 부끄럽지만, 괜찮다면 숙소로 돌아간 뒤에 써서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니, 두우촌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 지현(歐知縣)으로 말하면 문장은 평범한 듯하였지만 필법이 매우 노숙하였으니, 매번 필담을 나누는 사이에 생동감 있게 붓을 휘둘러 순식간에 몇 장을 쓰면 모두 볼만하였다. 내가 구성진을 향하여 말하기를, “제가 거처하는 서재에 정관헌(靜觀軒)이라고 이름을 붙여 놓고, 대자(大字)의 편액을 받고 싶었습니다. 지금 선생의 필법을 보니 매우 훌륭합니다. 부디 저를 비루하게 여기지 말고 편액의 글씨를 써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구성진이 말하기를, “먹물이 부족하니, 또 갈아야 합니다. 식사한 뒤에 등불 아래에서 다시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잠시 뒤에 정관헌의 편액을 한 장 써서 주었다. 내가 사례하여 말하기를, “이렇게 두터이 하사하시는 은혜를 입었으니, 귀국해서 자랑할 만합니다. 바다 밖의 누추한 저의 집이 이제 한층 더 빛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구성진이 말하기를, “지나친 칭찬이십니다.”라고 하였다. 상사가 서재의 편액을 청하였고, 따라온 사람들도 그의 글씨를 얻기를 청하자, 구성진이 담소를 하며 응해 주었다. 사유가 이러이러한 시 한 수를 써서 주었다. 구성진이 나를 향하여 말하기를, “한 공(韓公)께서는 시를 써 주시지 않으시렵니까?”라고 하기에, 내가 말하기를, “저는 재주가 졸렬하고 말이 거치니, 다만 여러분과 같은 대방가에게 비웃음이나 당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마땅히 말씀에 따라야 하겠지요.”라고 하자, 구성진이 말하기를, “지나친 겸손이십니다. 지나친 겸손이십니다.”라고 하였다.

이어서 내가 묻기를, “이곳에 머무르며 무슨 공부를 하십니까?”라고 하자, 두우촌이 말하기를, “막료(幕僚)가 되어 집안 살림을 꾸리고, 판서(辦書 서기)로서 사건을 보고합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현의 관아에는 좋은 책이 있습니까?”라고 하자, 두우촌이 말하기를, “매우 좋지는 않지만 한두 질의 책이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이곳에 붉은 인주를 파는 가게가 있습니까?”라고 하니, 대답하기를,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듣건대 이 현(縣)의 저자에는 품질이 좋은 부채와 먹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과연 그렇습니까?”라고 하자, 두우촌이 말하기를, “귀국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들입니다.”라고 하였다. 허금당이 내가 서명(徐明)에게 글씨를 써 준 부채를 가지고 와서 나를 향하여 청하기를, “식사한 뒤에 족하가 계신 객점에 다시 가지고 가서 도장(圖章)을 찍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도장이 현재 짐 꾸러미 속에 깊이 들어 있어 지금 갑자기 꺼낼 수 없으니 어떻게 해야겠습니까?”라고 하자, 허금당이 말하기를, “하는 수 없지요.”라고 하였다

내가 붓을 가지고 구성진과 두우촌에게 줄 네 자루의 부채에 글씨를 썼다. 이어서 구 지현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를 썼다.

천 리 밖에서 거듭 만나 하룻저녁의 맑은 대화를 나누었으니, 우연히 만난 기이한 인연은 참으로 하늘이 내린 행운입니다. 돌아갈 길이 매우 촉박하여 마음속에 품은 뜻을 다 펴지 못하였거늘, 만나자마자 이별하니 더욱 애간장이 녹습니다. 글씨를 써 달라고 하신 부탁은 이미 저를 비루하게 여기지 않는 은혜를 입은 것입니다. 졸렬함을 무릅쓰고 써서 드리오니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겠습니다. 서시(西施) 앞에서 어설픈 흉내를 내는 격이니, 더더욱 부끄러워 땀이 납니다. 한 편의 보잘것없는 시편은 귀하께서 고쳐 주시기를 바라는 것이니, 비록 훌륭한 작품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무궁합니다. 먼 타국에서 귀하를 그리는 저의 진심을 헤아려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나머지는 오직 백성과 사직을 위하여 옥체를 보중하시기 바랍니다. 이만 줄입니다.

하였다. 또 다음과 같이 시 한 수를 부채에 적었다.

밝은 촛불 자리를 비춰 환한데 / 煌煌膩燭照筵紅

눈 내리니 기러기 읊기에 좋네 / 白雪還堪詠暮鴻

하늘가에 지기가 적다고 말하지 말라 / 休道天涯知己少

매당 깊은 곳 봄바람 속에 앉았네 / 梅堂深處坐春風

○해좌(海左) 하석(霞石) 한필교(韓弼敎)는 삼가 지백자(知白子) 구성진 선생 각하께 드립니다.

마침내 서명(徐明)에게 주어서 가지고 가게 하였다. 이어서 접선(摺扇) 1파(把), 청심(淸心) 2환(丸)을 주니, 서명이 고개를 숙이며 사례하고 갔다. 조금 뒤에 지현(知縣)이 답장을 보냈다.

정헌군(靜軒君) 족하께서 손수 써서 보내 주신 편지는 삼가 잘 읽었습니다만, 아름다운 시에는 바빠서 화답하지 못합니다. 내년에 혹 족하께서 다시 오시어 간절한 회포를 다 펼 수 있기를 매우 바라며 이렇게 답장을 보냅니다. 부디 몸을 보중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만 줄입니다. 지백자가 손수 써서 올립니다.

다음날 아침에 상사가 편지를 써서 지현에게 출발하는 것을 알렸다. 인삼(人蔘) 10근(根), 광모필(獷毛筆) 25지(枝), 송매묵(松煤墨) 10홀(笏), 접첩선(摺疊扇) 10파(把), 청심(淸心) 5환(丸), 소합(蘇合) 50환(丸)을 마두에게 주어서 전하게 하였다. 또 다음과 같이 절구 한 수를 지어 보냈다.

경양(浭陽)의 관주로 작별을 아쉬워하며 / 浭陽官酒惜分携

바람결에 슬피 들려오는 말울음소리 듣네 / 風漏沈沈聽馬嘶

모두 먼 타향 떠돌다 만난 인연이니 / 同是天涯萍水跡

어디서 다시 볼 지 기약 없어라 / 相看那復計東西

지현의 답장이 저물녘에서야 도착하였다.

연천(淵泉) 대행인(大行人) 선생 합하께 올립니다. 만 리 먼 길을 오시는 동안 수레와 뱃길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변방의 속리(俗吏)로 하여금 문학의 인연을 맺을 수 있게 하였으니, 저의 기쁜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아침에 일어나, 사신의 행차가 정히 서둘러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동쪽으로 붉은 구름을 바라보며 울울한 마음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아름다운 시를 지어 저를 지극히 총애해 주신 합하의 은혜를 심부름꾼 편에 받으니, 지극한 정과 생동감 있는 문장이 필묵(筆墨) 밖으로 넘칩니다. 또 보내주신 많은 물품에 감사드리오니, 사양하는 것은 공손하지 않은 짓이라고 생각하여 공경히 받은 나머지 마음에 잘 간직하겠습니다. 내년에도 관례에 따라 조공하기 위해 중국에 오신다면 제가 마땅히 그대로 여기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혹 한군(韓君)이 마땅히 다시 이르러 거듭 합하의 편지를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어찌 귀한 편지를 받는 은혜를 입는 것에 그치겠습니까. 눈이 내려 길이 험하니, 부디 가시는 길이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선생께서 떠나심에 저의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삼가 부디 몸 보중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운남(雲南)의 보이차(普洱茶) 20단(團)을 받들어 올립니다. 진귀한 물건은 아니지만 전인(滇人)의 성의임을 알아주십시오. ○신묘년(1831) 11월 1일, 지백자 구성진은 재배합니다.

내가 마두(馬頭)로 하여금 세 막빈(幕賓)에게 마음을 전하게 하여 각각 청심환 5환(丸), 소합환 10환(丸), 부채 5파(把)를 주었다. 그 답장에는 “진귀한 선물을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영원히 잊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수사록(隨槎錄) 권6 반형총화 하(班荊叢話下) 풍윤 지현(豊潤知縣) 지백자(知白子) 구성진(歐聲振)과 나눈 필담〔豊潤知縣知白子歐聲振筆談〕 【10월 30일 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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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보시다시피, 조선의 제 23대 임금인 순조의 재위 연간인 기원후 1831년경에 청나라(여진족이 수립한 중국 정복왕조입니다.)에 입공한 조선 사신단원이 청나라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저술한 수사록입니다. 청나라의 지방관인 풍윤 지현 지백자 구성진이 조선의 사신단원들에게 조선의 문물(종합적인 선진화 수준)이 중국(당시로썬 청나라 시대이죠.)보다도 낫다고 일컬어진다고 언급하였고, 이로 인해서 조선의 사신단원들에게 시, 서, 예, 의 등에 대한 가르침을 받기까지 한 기록들입니다. 역사(문명) 시대가 시작된 시점에서 기원후 1800년대 전반에 이르는 반만년의 시기 동안 중국, 한국이 동아시아(동북아시아)문명권을 중심으로 하는 전세계의 모든 문명권의 압도적인 양대 최강대국, 최선진국이여온 게 괜한 게 아니였던 것이죠. 유익한 참조가 됐으면 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