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참전 美부통령 사촌 "트럼프, 푸틴에 쓸모 있는 바보"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의 일원으로 러시아군에 맞서 싸웠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사촌형 네이트 밴스(47)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맹비난해 눈길을 끈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미국으로 돌아온 네이트는 프랑스 르피가로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미국)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쓸모 있는 멍청이들(useful idiots)"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와 내 사촌은 명백히 블라디미르 푸틴을 달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그들은 틀렸다. 러시아인들은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밴스 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인 2022년 2월 중순 미국 극우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우크라이나 원조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그보다 7살 많은 사촌형 네이트는 전쟁 발발 3주 만에 국제의용군에 자원,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등에서 거의 3년간 러시아군을 상대로 격렬한 전투를 벌여왔다.

네이트는 밴스 부통령을 "좋은 사람이고 지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우크라이나 원조를 비판할 때 나는 특정 유권자들을 기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정치적 게임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고 쫓아내는 행태를 보인 건 "전적으로 악의적인 매복 공격이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밴스 부통령은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한 적이 있느냐", "미국 언론 앞에서 이걸 따지는 게 무례하다" 등의 발언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몰아붙이며 회담을 싸늘한 분위기로 몰고갔다.

네이트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국제 무기가 최전선에서 유용하게 쓰였다면서 "JD가 자신이 접한 언론 보도를 근거로 젤렌스키에 대한 불신을 정당화했을 때는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있는 사촌이 있었다. 난 그에게 거짓 없이, 개인적 이해와 무관하게 진실을 말해줄 수 있었지만 그는 한 번도 더 알아보려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네이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목적으로 미국 부통령실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으나 답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공식 취임한 직후인 지난 1월 하순 미국으로 돌아온 네이트는 "(우크라이나에) 머물기가 복잡해졌다. 포로가 될 위험을 무릅쓸 수 없었다"고 귀국 배경을 설명했다.https://www.yna.co.kr/view/AKR2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