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무] 7년(1374)에 [섬라혹국의] 사신 사리발(沙里拔)이 입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사리발이] 아뢰기를, “작년에 배가  오저양(烏豬洋)에 이르러 풍랑을 만나 파선(破船)되어 바람에 실려 해남도(海南島)에 이르렀다가 관사(官司)의 구호에 의지하게 되었는데, 아직 풍랑 속에서도 잔존한 두라면(兜羅綿)·강향(降香)·소목(蘇木) 등의 물품을 바칩니다”라고 하니, 광동성 의 신하가 이를 보고하였다. 홍무제는 그가 표문(表文)이 없고, 배가 전복되었다고 하면서도 방물은 남아있음을 괴이하게 여겨, 그 자는 번상(番商) 이 아닐까 싶어 받아들이지 말라고 명하였다. [홍무제는] 중서성과 예부의 신하에게 유시(諭示)를 내려 이르기를, “옛날 제후는 천자에 대하여 1년마다 한 번씩 소빙(小聘) 을 하고 3년에 한 번씩 대빙(大聘) 을 하였다. 구주(九州) 밖으로는 곧 한 조대(朝代)마다 한 번 입조(入朝)하고, 바치는 방물은 성의(誠意)와 공경(恭敬)함을 표시할 뿐이었다. 고려(高麗)만이 자못 예악(禮樂)을 알았기 때문에 3년마다 한 번씩 조공(朝貢)하도록 하였다. 다른 먼 나라들, 예를 들어 점성·안남·서양쇄리(西洋瑣里)·조와(爪哇)·발니(浡泥)·삼불제(三佛齊)·섬라혹·진랍 등의 여러 나라에서 입조하여 공물을 바치는 것이 이미 빈번하고 들어가는 비용도 너무 많다. 이제는 반복할 필요가 없으니, 공문(公文)을 각국에 이첩(移牒)하여 이를 알게 하라” 고 하였다. 그러나 입조하는 사신은 그치지 않았다. [섬라혹국 왕의] 세자 소문방왕(蘇門邦王) 소록군응(昭祿群膺)도 사신을 보내어 전문(箋文) 을 황태자에게 올리고 방물을 바쳤다. [홍무제는] 그 사절단을 동궁(東宮) 으로 안내하여 [황태자를] 알현토록 하고, 연회를 베풀고 선물을 주어 돌아가도록 하였다. [홍무] 8년(1375)에 다시 입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기존의 명대왕(明臺王)의 세자 소발라국(昭孛羅局)도 사신을 보내어 표문을 받들고 입조하여 공물을 바치니, 국왕의 사신과 마찬가지로 연회를 베풀고 선물을 하사하였다.

-명사 외국열전 섬라(섬라곡) 기록 중.

○섬라곡국(暹羅斛國) 사신 사리발(沙里拔)이 내조하여 토산물을 바쳤다. … 중서예부(中書禮部)에 조서를 내려 이르기를,

“옛날에 중국에서 제후(諸侯)는 천자(天子)에게 있어 매년 한 번 소빙(小聘)하고 3년에 한 번 대빙(大聘)하며, 구주(九州) 바깥의 번방(蕃邦)과 원국(遠國)은 오직 한 세대에 한 번만 조현할 뿐이었으며, 그 바치는 토산물도 성의와 공경을 표하는 데 지나지 않을 뿐이었다. 고려는 중국과 아주 가깝고 문물과 예악이 자못 갖추어져 있어 다른 번방(番邦)들과는 다르므로 이에 3년 1빙의 예를 따르도록 명하였으며, 저들이 만약 매 세대에 한 번만 조현할 것을 바란다면 또한 그 뜻을 따르게 해주었다. 그 밖의 먼 나라들, 예컨대 점성(占城)·안남(安南)·서양쇄리(西洋瑣里)·조와(爪哇)·발니(渤尼)·삼불제(三佛齊)·섬라곡(暹羅斛)·진랍(眞臘) 등의 새로 귀부한 나라들은 조공을 보내온 것이 이미 빈번하였으며 그 수고로움과 비용도 매우 컸을 것인데, 이는 짐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그들로 하여금 고전을 준용하여 시행하되 반드시 빈번하게 올 필요는 없다고 하라. 문서를 보내 여러 나라로 하여금 이를 알게 하라.”

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