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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방의 한 나라에 흉년이 닥쳤다. 

  
그 나라에 사는 상인들 중 일부는 전년 풍년일 때 거두어 드리고 남은 쌀을 곳간에 보관하고 있었다가 흉년 때 그 쌀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팔기 시작했다.  

흉년인 탓에 쌀을 사려는 백성들이 너무 많아지자 쌀 가격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년도에는 한 가마니에 2만원하던 쌀이 가격이 폭등해서 7만원이 된 것이다. 백성들은 쌀의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곧 울상이 되었다. 

그리고는 싼 값에 쌀을 사서 곳간에 넣어두고서는 7만원에 파는 상인들만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백성들은 왠지 그 상인들도 미워지기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쌀값이 너무 올라 힘들다는 원성이 자자하기 시작했다. 

그 나라의 임금님인 연산달 님께서는 이 사태를 보고 말씀하였다. "어허, 어찌하여 이 백성들이 쌀값이 이리 비싸서 힘들어 하는고, 여봐라, 이 원인이 무엇에 있다고 판단하느냐?" 

대신들에게 묻자, 대신들 중에 한명인 김백미 장관이 이렇게 말을 하였다. 

"전하, 이는 신이 볼 때 분명히, 상인들이 욕심으로 쌀을 매점매석하여 강제적으로 가격을 너무 올려서 그러함이 분명하옵니다. 그러니 그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시키게 하옵소서. 그리하면 분명히 그들이 세금이 무서워 쌀값을 내릴 것입니다." 

그러자 연산달님께서는 말하였다 "그대가 참으로 혜안이 있구나, 내 생각도 그러하다. 여봐라, 모두들 김백미 장관의 말을 들었으니, 그의 말을 따라 당장 쌀 정책을 시행하도록 하여라" 

그날로 상인들에게는 무거운 세금이 부과되기 시작하였다. 

전년도에 2만원하던 쌀을 7만원에 팔면 이전에는 1만 5천원의 세금을 내면 되었지만 그들이 매점매석을 하였던 이유로 세금을 무겁게 매겨 이제 3만원의 세금을 물도록 하였다. 

그러자 상인들은 원성이 자자하였다.

 "쌀을 사고자 하는 백성들이 너무 많아서 4만원에 팔려고 하니 다른 한 사람이 6만원에 사겠다고 해서 그렇게 하고 또 7만원 주고 내가 사겠다. 하는 사람이 나타나 가격을 그렇게 했더니만 어찌하여 우리가 가격을 올렸다고 하는 것입니까?" 

분통이 터진 상인들은 상소문을 올렸다. 

하지만, 김백미 장관은 상소문을 올린 집단이야 말로 시장을 어지럽힌 파렴치한으로 보았기에 포졸들을 시켜 그 상소문을 올린 상인들 뒷조사를 하여 하나하나 털도록 시켰다. 

그리고는 조금의 비리라도 발견 되면 무겁게 벌금을 물도록 하였다.

 상인들은 마음이 무거웠으나 상소문을 올리다 잡혀가는 것이 두려워 이후로는 이에대해 쉬이 말하려고 하는 자가 없었다. 

처음에는 상인들도 두려운 마음에 주춤하며 일시적으로 쌀 값이 진정되는 듯 싶었으나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이, 곧 쌀 값은 다시 오르는 것이었다. 

한 가마니에 7만원 하던 쌀이 이번에는 10만원으로 올라간 것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배가 고팠고 팔 수 있는 쌀은 이전보다 더 부족해지니 가격은 더욱 올라간 것이었다. 

게다가 상인들은 쌀 값을 10만원으로 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하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 보니 이는 상인들이 쌀을 창고에 보관하는 비용과 이것을 시장에 나르기 위해 짐꾼을 쓰는 비용 때문에 세금을 많이내면 이를 감당 할 수 없어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었다. 

백성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10만원에 쌀을 사야했고 배고픔과 원성은 더욱 심해지는 것이었다.

 이듬해에도 그 나라에는 흉년이 들었다. 쌀값은 한 가마니에 12만원까지 올라가기 시작했고 백성들은 이제 원성을 넘어 허탈감과 분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상인 집단 중 일부는 용기를 내고 재차 상소문을 올렸다. 

"전하,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이웃나라 미국(米國)에서 쌀을 수입하여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하면 될 듯 싶습니다. 그리하면 쌀이 넘쳐나서 쌀 값은 곧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 상소문이 김백미 장관에게 전달되고 연산달님에게 전달되자, 연산달님은 노기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아니 어찌하여, 외세에 의존을 한다는 말인가? 찬란한 이 나라의 역사와 조상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나는 하지 않겠노라. 쌀의 공급은 충분한데, 천박한 상업주의에 물든 미국(米國)에 의존하여 나랏일을 가볍게 여기고 자기 뱃속만 채우려는 저들의 생각에 심히 통탄스럽구나" 

연산달님이 그 상소문을 여러 사람 앞에서 찢어버렸다. 이에 김백미 장관이 맞장구치면서 말하였다.

 "전하, 맞습니다. 저 상소문을 올린 집단들이야말로 참으로 천박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는 무리들입니다. 쌀의 공급은 전하의 말씀처럼 충분합니다. 가격이 오르는 것은 저 패악무도한 상인 무리에 있으니, 저들을 더욱 엄히 벌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김백미 장관과 연산달님은 "어리석은 백성들과 상인들에게 고하노라. 쌀의 공급은 지금껏 충분했다. 쌀 값이 오르는 것은 모두 패악무도한 저 상인 무리에 있으니, 저들을 더욱 엄중히 다스려야 할 것이니라" 하고 사람들에게 일렀다. 

백성들은 너무 배가 고프고, 쌀 값은 너무 천정부지로 올라 이제 돈 많은 사람 외에는 도무지 살 수가 없다고 느꼈다. 

그때, 백성들 중 한 사람이 위험을 무릅쓰고 옆의 섬나라에 건너가서 구황작물인 고구마를 가지고 들어왔다. 고구마를 들고 온 그 사람은 백성들에게 고구마를 팔기 시작하였다. 

백성들은 여전히 쌀을 원했지만 쌀이 너무 비싸고, 또 배는 고픈지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고구마를 곧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또 한 백성이 대륙으로 건너가 감자를 들고 들어와 감자를 팔기 시작하였다. 

백성들은 여전히 쌀을 원했지만, 쌀이 너무 비싸니 아쉬운대로 감자를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쌀 값이 너무 비싸서, 감자와 고구마를 찾는 백성이 많아졌다. 하지만 감자와 고구마의 양도 충분하지 않았기에 곧 2만원 하던 감자와 고구마가 4만원, 5만원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었다. 

또 다시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연산달님은 이 사태를 보고 말하였다. "어허, 어찌하여 감자와 고구마 값이 이렇게 비싸졌는가?"  

그러자 김백미 장관이 말하였다. 

"전하, 이는 백성 중 일부 어리석은 자가 상인을 따라하여, 감자와 고구마를 수입한 후 매점매석하고 그들의 배를 채우려는 사특한 마음에 그들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엄히 징계하길 윤허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이에 연산달님은 말하였다

 "옳도다. 김백미 장관! 다시 한번 그대의 혜안에 탄복하였노라, 자네에게 전권을 줄테니 그들을 엄히 다스리길 바라오" 

 이에, 김백미 장관은 앞으로 감자와 고구마를 파는 사람은 쌀을 파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무겁게 세금을 내도록 하였다. 

이 정책이 시행되고 한동안 감자와 고구마 값이 그대로인가 싶더니 참으로 이상하게도 감자와 고구마 값은 또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5만원 하던 감자와 고구마가 9만원 10만원이 되자, 12만원하던 쌀 값은 곧, 15만원 17만원으로 되려 올라가는 것이었다. 

"고구마를 10만원에 주고 먹느니 2만원 보태 12만원짜리 쌀을 사겠노라" 하고 말하는 백성들이 많아졌고, 이에 쌀은 다시 15만원, 17만원으로 올라갔던 것이었다. 

그해 겨울, 연산달님은 이 나라의 곳간 상황이 어떤지 대신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올해 쌀과 감자, 고구마의 거래세와 보유세가 매우 많이 걷혀 곳간에 돈이 넘쳐납니다" 하고 홍남귀 장관이 말하는 것이었다. 

백성들을 가엽게 여긴 연산달님은 이에 말하였다 

"여봐라, 저 가엾은 백성들을 내가 어여삐 여기니 곳간을 열어 한 사람당 30만원씩을 나누어 주도록 하여라 또한 돈을 꾸려고 하는 자에게 아주 저리로 돈을 융통하도록 하여라" 말하는 것이었다. 

 이에 많은 백성들은 연산달님이야 말로 성군이며 우리의 어려움을 돌보신다고 감사해하였다.

 백성들은 두당 30만원씩을 받아가고, 싼 이자에 돈을 빌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돈과 빌린돈을 가지고 쌀을 사러, 감자와 고구마를 사러 갔다.  

그해 여름 쌀값은 17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랐고 감자와 고구마는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라갔다. 

백성들이 돈이 생겨 우르르 쌀을 사러, 또 감자와 고구마를 사러 몰려드니 가격이 또 더 올라갔던 것이었다. 백성들은 이 미친 쌀값과, 감자와 고구마 값에 진절머리가 났고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들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상인들이 그때 상소문을 올렸던 것처럼 미국(米國)에서 쌀을 많이 들여와 우리에게 나누어주었다면 어쩌면 금방 이 문제를 해결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는 "이렇게 쌀값이 오르고, 감자와 고구마 값이 오른 것은 나랏님이 정책을 잘못펴서이다" 말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거의 모든 백성들이 저 상인들이 모두 파렴치해서 이렇게 쌀 값이 오른 것이다. 말하던 백성들이 대다수였는데, 이제는 이는 근본적으로 나랏님의 탓이다 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아졌던 것이다.  

이 백성의 소리를 듣게 된 연산달님은 심히 걱정이 되었다. 

성군이라 불리는 자신의 명성에 흠이 가는 것을 그는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자 연산달님은, 김백미 장관에게 주문하였다. "김백미 장관, 거기 있느냐. 앞으로 모든 백성들에게 이렇게 고하여라 1일 삼식을 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것이니 1일 1식으로 하고 만약 1일 2식이나 3식을 하는 자가 있다면, 그 한끼니 분의 세금을 나라에 내도록 법안을 강화하도록 하여라. 또한 집안에 이틀 분 이상의 쌀이나 감자 고구마를 소지한 가정에 종합곡식세를 부과하도록 하여라. 쌀값이 오르고 감자와 고구마 값이 오른 것 이는 상인이 파렴치한 것이 근본 원인이지만 또한 백성이 모두 어리석고 욕심이 많아 그런 것이다. 그리고 쌀의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내오도록 하여라" 

김백미 장관은 이에 고심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이전에는 쌀의 공급은 충분하다고 연산달님께서 말했는데 이제는 그와 다른 얘기를 하고 공급할 방안을 내 놓으라고 하니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이에, 김백미 장관은 연산달 임금에게 찾아와 무릎을 꿇고 고하였다. 

"전하, 상인들이 권한 것처럼 미국(米國)에서 쌀을 수입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러자 연산달이 말했다. "참으로 어리석도다! 김백미 장관 어찌 혜안이 있다하는 자네가 외세에 의존하여 이 일을 가볍게 여기고 해결하려고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