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깨진 전세입자입니다.

도저히 안될꺼 같아서 집 알아보기 시작한지 2~3주됐는데, 그간 2~3천은 오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분당부터 알아보기 시작했고, 하필이면 지지난주에 분당을 가니 공인중개사들 정신나가고 호가가 확확뛰는 걸 봤습니다.

그 중 몇개 매물은 퇴직금에 10원짜리 탈탈 털어서(신용 대출 맥스) 살 수 있는 물건이 있었는데

맘에든 물건은 서현역 인근 26평, 돈이 부족해서 천만 깍아달라고 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하고

가능했던 물건은 오리역 인근 32평이었는데 뭔가 필이 안와서 패스(이거 2주지난 지금 7~8천 올라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뼈까지 갈아넣어야하는 분당은 포기하고 용인쪽 에 그 다음 주말에 몇개 매물을 방문예약을 걸고 주중에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목요일까지 거래 추이를 보니 가장 가성비 좋은 물건부터 빠르게 소진되고 제가 예약을 건 물건이 몇 건이 없어졌습니다.

이러다 이것도 못사겠다 싶어서 가장 맘에드는 물건을 그냥 안보고 사기로 결심하고(전세입자가 코로나로 어차피 안보여준다함)

금요일 오전에 계약하겠다라고 부동산 전화하고 오후에 계좌받아서 가계약금 송금하고 어제 계약했습니다.

결국 구매한 집도 네고를 천만원만 해달라고 하려했으나, 전화하자마자 주인이 천만원 올렸는데요? 란 말을 듣고 그냥 그대로 진행해주세요했고

제가 의사를 타진한 상황에서 다른 부동산에서 계약하자고 2군데서 더 연락이 와서 주인남편분이 홀딩, 와이프분은 그냥 첫번째 연락온데 주자, 따님은 홀딩 이렇게 가족간 갈등이 생겼으나 오후 4시에 겨우 계약금 계좌를 받았습니다.

그 물건 외 타 물건들은 저보다 안좋은 동/층이 3~4천만 비싸게 호가 올라와 있고 같은 날 3천비싸게 1건이 거래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제가 집사면서 느낀 점은

1. 이게 계속될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분당, 용인은 지금 장이 미쳤습니다. 이거다 싶으면 바로 질러야 합니다. 제 전화가 30분만 늦었어도 저는 이번 주 토요일에 한숨을 쉬며 부동산을 돌아다니고 있었을 겁니다.

2. 14년에 결혼하면서 전세를 선택하고 여지까지 집을 산적이 없는 사람이고 결혼당시 3억 빚을내기가 무서워서 아파트 옆 빌라로 전세들어갔는데 그 아파트는 지금 11억 올랐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2번과 최근 2년에 또 레벨업 한 집값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긴 했는데 일단 사고나니 맘은 편안해지고 이제 그만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실거주니까 세금 올라서 좋을 게 없을 것 같거든요. 여튼 상대적 박탈감은 뒤로하고 그냥 여기서 평온하게 천년만년 살고 싶습니다.

4. 지난 2~3주간은 정말 잠도 하루에 4시간도 못자고 업무시간에도 부동산만 찾아봤는데, 계약한 어제 밤부터는 아주 편안한 잠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 인생에서 가장 간단하게 인터넷쇼핑으로 집 구한 경험기를 올립니다.

PS 부포에서 예전 글을 조회해보니 14년에 전세들어가도 되냐라는 질문이 있네요. 과거의 나에게 댓글을 달고 싶습니다. "병시나 닥치고 원래 살까 고민했던 옆 아파트 3억 빚내서 사 그럼 2020년쯤에 대출은 다 갚고 아파트값만 11억올라 정신차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