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책을 여러번 보고, 그 반등도 여러번 보다보니

참 머리도 잘도 굴렸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일단 재개발을 어느정도 활성화하는 척 하지면, 개발이익의 대다수는 공공이 가져간다, 이거죠.

그러면서 동의율 기준을 많이 낮춘 공공재개발 모델을 제시합니다.

또한 역세권 700% 고밀도, 이런 정책을 수일 전 내놓습니다.

이것을 한데 모으면 뭔가 보이는게 하나 있을것입니다. 역세권 신규 재개발.

서울 중심업무지역에서 몇정거장 떨어진 역세권 중에, 정말 저밀도 저층주택이 산재한곳이 좀 됩니다.

주택은 노후했지만 구획정리는 잘 되어있어 과거의 기준으로는 재개발구역 지정여건조차 되지 않습니다.

그런곳 중 전철역에서 들어오는 중앙골목은 근린생활시설들이 들어서서 설령 재개발구역으로 지정해봐야 동의율 못채웁니다.

당연 근생건물주들이 반대할테니.

재개발구역은 언젠가 아파트로 재탄생하지만 이런곳들은 재개발구역이 아닌고로 잘해봐야 빌라.

그나마도 주진입로로가 근생이 들어차서 유동인구로 인한 차량통행의 불편함으로 인해 차량진입조차 힘든 곳.

그렇다고 근린상가를 짓자니 주도로에서 안으로 들어간곳이라서 유동인구가 없는, 즉 상권형성이 안되는곳.

(사진속 도로는 좀 넓은(?) 길이라 빌라들이 들어섰고, 오른쪽 좁은 골목길은 로드뷰조차 없으며, 그 도로 접한곳에 빌라를 지으려면 도로중심선에서 2m정도 이격해야 하므로 끝까지 단독주택으로 버티다가 무너지기 일보직전 마지못해 다세대를 짓는다. 그동안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사례조차 없다. 위치는 6호선 보문역 직선거리 200m.)

과거에는 그래도 역세권, 버스정류장 가까와서 자차운전 안하는 노년층들이 살다보니 문제가 없었지만

노년층들이 작고하고 승용차에 익숙한 젊은층들이 들어오기에는 무척 불편한곳.

좀 정도가 심하면 주택가격이 같은 동네의 산동네 재개발구역보다 땅값이 못한 경우도 흔합니다.

서울시 항공사진을 놓고 이리저리 보다보면 의외로 저런 역세권이 많습니다.

대로변에는 큰 건물들 있지만 몇발자국만 들어오면 2~3층 근린생활시설, 거기서 골목으로 들어오면 2~3층 다가구. 심지어 단층주택.

주로 서대문구, 은평구, 성북구, 도봉구에 많지요.

(여기 단독들은 32년전 다가구 건축붐때 지을줄 몰라서 안지은게 아니다. 2m 물러나면 그림이 안나와서. 여담으로 오른쪽 두번째 집은 한옥기와였는데 기와가 다 내려앉았지만 전통기와가 없거나 비싼 관계로 지붕을 자기 돈 들여 갈아엎었다. 그러면서도 주차는 전혀 불가능하다. 역시 재개발구역 아니며 4호선 한성대입구역 직선거리 250m. 웃기는것은 이런 역세권 평지는 저렇게 방치되었는데 교통 불편해 지금도 마을버스 없으면 못다니는 산동네들은 25년전에 한신,한진아파트로 재개발 완료되었다는 것. 재개발하면서 비역세권 산동네 급경사지가 3종주거지역이 되고 전철역 100m 코앞 역세권이 2종주거지역인 아이러니한 지역으로, 50여년전 여기 들어와 지금도 사는 노인들은 그때 다 쓰러져가는 판자집이 아파트가 되고 더 좋은 입지의 자기집은 저렇게 낡아가는것을 지켜봐야 했다. 여담으로 여기서 연지동 현대그룹이나 계동 현대사옥 등 종로의 빌딩가까지는 성인 걸음으로 30~50분정도 걸린다. 빨간버스 타고 50분이 아니라.)

설령 재수좋게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어 재개발을 하려하도 근생 건물주들의 반발로 동의율이 안나와서 수십년간 표류.

대표적으로 한성대입구 초역세권인 동소문2구역 같은곳.

(여기 골목은 위의 두 사진보다 더 처참한데 로드뷰조차 없어 그림을 못올립니다. 주택 담벼락이 1970년대에 본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주택가는 차량통행 불가능한 골목길이라 빌라도 짓기 힘든데 중앙통로는 유동인구 있고 근린생활로 꽉 찬곳.

이제 이런곳들에서 적극 재개발을 추진한다는것이죠.

언급한대로 역세권인데도 그동안은 재개발구역조차 안된 곳들이라 집값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편에, 소유주들은 뭐라도 하고싶었는데

700%로 올려주고 개발한다면 장기보유자들 입장에서는 손해는 아닌, 최소한 팔리지도 않는 집 탈출할 기회라도 생겼고

동의율을 낮췄으니 근생건물이 반발해도 쪽수로 밀어붙일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다툼이 있겠지만 정부가 어련히 잘(?) 하시겠지요.

기존의 재개발구역, 기존 재건축, 신규택지 지정 전혀 안건드리고 얻어낼곳 찾다보니 저런 발상이 나온듯 한데

다툼은 있겠지만 정부의도대로 사업 될만한곳도 좀 있을곳입니다.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할 과거 정권에서도 도저히 사업이 안되는 곳으로 수십년을 보낸곳이고, 이제는 지역의 구성원도 변해 니즈도 바뀌었으니 뭐라도 빨리 하자, 이런 의견도 꽤 있을것이고, 또한 역세권이라 고층건물 올라가면 외부에서도 잘 보일테니 정권의 치적자랑하기에도 좋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