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투자관점보다는 대구에 실거주 고민을 하는 분들을 우선으로 쓰는 글임을 밝힙니다.

대구는 부산과 함께 제가 가장 자신 없는 지역입니다. 

이런 류의 글은 확신이 드는 동네에 대해 쓰는데 맞는데 굳이 제일 자신없고 앞으로의 예측이 전혀 되지 않는 대구에 대해 쓰는 이유는......

저 역시 예측불허인 대구 분양권을 작년에 구입하고 나서 그닥 기대도 안했던 폭등을 맞게 되어서;;;;;;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나름 생각해보고 주변 고수 등의 조언 등을 바탕으로 아직 대구에 집을 사시지 않은 분들이 참고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의 결론에 대해 미리 스포하자면 저도 대구 오를지 내릴지 몰라요ㅡ_ㅡ;;)

1. 수요공급 측면

 가) 수요 

 일단 대구의 최근 기분양물량과 향후 분양 예정물량,  입주대기물량 등이 모두 엄청납니다. 

자료 끌어오기 귀찮아서 정확한 숫자는 기억 안나는데(네이버에서 대구 입주물량 으로만 검색해도 대충 알수 있습니다) 

아무튼 어머어마하게 많습니다. 

작년에도 졸라게 분양했고 올해도 미친듯이 분양합니다. 

 (대구사시는 분들은 체감하시겠지만 한 길 건너건너 마다 아파트 짓고 있습니다)

 2023년까지 공급이 적정수요보다 초과하는 걸로 데이터에도 나옵니다. 

 동구, 중구, 달서구 곳곳을 다 갈아엎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수성구는 물량이 많은 편은 아니고 특히 핵심입지인 범어, 만촌, 황금은 오히려 수요 대비 부족하다고 보입니다.)

시내 쪽 물량만 해도 상당한데 도시 외곽 쪽에 택지지구 분양까지 미친듯이 때려박고 있습니다. 

 나) 공급

 저렇게 미친듯이 공급을 하고 있는데 막상 대구에서 전월세던 매매던 하려고 보면 집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임대차3법도 큰 기여를 했죠)

 일단 공급물량이 많긴 하지만 물량의 상당수가 시내 낙후지역 재개발이라 멸실가구도 상당합니다. 

* 수요 측면에서 대구의 특수성

 외지인인 제가 함부로 대구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논하기는 죄송스럽지만 잠시 살아본 경험과 대구 시민인 지인들의 정보를 취합하자면,

 대구는 단순히 인구 200만 도시라기보다는 경북 생활권에 사는 사람들의 수요를 감안해야 하는 곳이더라~ 

 경산, 칠곡, 구미 등의 인접 도시는 물론 멀리는 경주, 포항, 상주 등등에서도 직장은 그 쪽에 두면서 대구에 살려는 수요가 일정 부분 존재하는 점,

 (사실 이런 부분은 대구만의 특수성이라기보단 대부분 광역시의 특징이긴 한데 개인적인 느낌으론 대구와 광주가 유독 심한 듯합니다)     

 가까운 예로 부산은 인접한 창원, 김해 등이 수요를 뺏어가는 점에 비해 대구는 수요를 뺏을 만한 경쟁도시가 경북에 전무하다는 점 등등....... 

 따라서 단순히 인구 200만이니까 인천이랑 비교하자, 부산이랑 비교하자 하기에는 대구만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수요 측면에서 대구만의 특수성을 감안해도 무지막지한 입주물량을 다 소화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2.  다른 도시 대비 가격은? 

 가) 2020년의 시점

   처음 대구에 집을 알아보던 20년 여름 쯤을 기준으로 본다면 대구의 집값은 저렴하다고 보였습니다. 

  제가 산 분양권이 동대구역 도보권 단지였는데

 당시만 해도 rr은 피 1억, 중저층은 피 5천선에서도 구매가 가능했었고 피 합쳐도 분양가가 5억 중후반........

 당시 인구 100만도시 창원에서 최상위까지는 아니고 상위입지 정도인 가음정동에 아파트 단지들이 그 정도 가격이었고,

 포항의 대장 단지인 포항자이가 5억이 조금 안되던 수준이었습니다.

 두 도시 모두 임장도 가봤고 창원, 포항에도 집을 사놨지만 인프라나 발전가능성이나 동대구역보다 더 발전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임에도 두 지역 모두 6억은 갈거라는 확신이 있던 차였습니다.(실제로 작년 하반기에 다 그 가격 갔죠)

 그 밖의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도시들의 아파트들을 감안하였을 때 신세계백화점+복합터미널+동네 다 갈아엎는 수준의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동네의 역세권 단지가 5억대라면 투자대박까진 아니더라도 절대 손해볼 가격은 아니라는 판단, 어차피 동대구역 근처에서 몇년 정도 실거주를 해야하는 상황 등으로 매수를 했습니다. (현재 시세는 실거래 8억까지 된 상태네요) 

 수성구가 그 전부터 먼저 치고 나가긴 했지만 다른 구 대비 수성구 공급물량이나 수성구에 대한 대구를 넘어 경북도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생각해보면....

 수성구도 거품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보았는데

 아무래도 서울 출신 타지인이다 보니 아무리 최상위 입지라도 여길 10억 넘게 주고 사? 

라는 심리적 장벽이 매우 커서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 생각은 못했네요. 

 나) 2021년의 시점

  문제는 바로 올해인데 작년 하반기에 제 보수적인 관점과 달리 대구가 한번 더 급격한 상승을 해버립니다.

  수성구 조정지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에 임대차3법에 따른 전월세 매물 품귀로 매수수요가 증가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봐야겠죠. 

  현재 대구 동구달서구북구의 어지간한 신축은 7~8억 이상 호가를 부르고 있고 대구에서는 철저하게 외면받던 아파텔까지 피가 붙고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른 대구 현지인들의 심리 변화도 매우 흥미로운데...... 

  정작 작년에 본격적으로 폭등하기 전까지는 대구에 아파트 많이 짓는데 뭐 서둘러 사? 지금 가격 다 거품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정작 몇억씩 오르고 난 지금 집 사야되는거 아니냐라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 대구의 신축이나 주요 아파트 가격은 제가 생각했을 때는 조금 비싸다는 생각입니다.  

  오해하시는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현재 가격이 비싸니 앞으로떨어진다, 폭락한다라기보다는 너무 급하게 올라서 당분간은(어쩌면 꽤 오래) 정체될 수도있을 거 같다 정도입니다.(어차피 울산, 창원, 포항, 구미, 김해 같은 도시들이 2년안으로 한번 더 점프할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때 쯤엔 대구의 절대가격이 다시 비싸지만은 않을테니까요.)  

  앞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단지들이 속속 나오면서 경쟁력이 없는 단지들은 어느 정도의 조정도 각오해야될수도 있다고 봅니다.

 3. 그래서 대구에 집을 사요 말아요?

나름 몇년동안 열심히 부동산 공부하면서 천성이 물건싸게 사는 뽐뻐답게 바닥치는 동네, 가치 대비 싸다고 생각하는 동네, 싼 동네 반등하는 타이밍은 좀 잘 잡는다고 자부하는데

대구, 부산처럼 공급이 차고 넘치는데 정신없이 오르는 곳은 저도 사실 가치평가가 쉽지않습니다.

지역 대표도시답게 상방은 생각보다 크게 열려있는데 도시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워낙 크다보니.....

돈받고 하는 일도 아닌데 남의 인생 함부로 망치게 할 순 없으니 사라마라 자신있게 말씀은 못드리겠습니다만

그래도 실거주로 어차피 대구에 사셔야 되는 분들은 본인이 아주 무리하는 범위만 아니라면 매수를 권하고 싶습니다.

1) 비록 물량공급이 많긴 하지만 임대차3법으로 전월세수급이 깨진 상황 ,

2) 멸실물량에 따른 실제 물량만 생각하면 시간은 걸리지만 소화가 될 것이고

 3) 돈가치 떨어지는 속도가 입주물량 쌓이는 속도보다 빠를 것으로 보임

 4) 어차피 실거주 목적이라면 사놓고 조금 떨어져도 마음만 쓰리지 전세난민은 안되는 장점 등등이 있습니다. 

다만 가급적 외곽 택지지구보다는 시내 중심지역(수성구, 동대구역, 중구, 달서 학군지 등)을 매수하셨으면 싶고....

구축보다는 당연히 신축이 낫겠지만 입지가 별로인데 신축 분양권 인기에 편승해서 가치대비 비싼 곳을 살바엔 저렴하면서 인프라 잘되어있고 가격도 많이 오르지 않은 구축이 나을수도 있을 듯합니다.

제 생각엔 높은 확률로 신규입주 단지중에는 단기 가격 조정이 찾아오는 단지들도 있을텐데......

제가 이렇게 말하면 분명 '그럼 기다렸다가 떨어지면 사면 되잖아요?'라고하실 분들이 있을겁니다.

허허......장담하고 님들은 그 때 못삽니다. 

더 떨어질거 같으니 기다리자 하다가 진짜로 조금 더 떨어지면 이제 폭락시작이라면서 전세계약서 한번 더 연장할 겁니다.  

아이러니한 것이 저같은 꾼(?)들은 오히려 적당히 피만 조금 내려도, RR매물이 중저층 가격으로만 나와도 그곳이 앞으로 비전이 있는 곳이라면 기회다 싶어 과감히 매수하는데,

꼭 집 안사보시고 경험도 없으신 분들이 이제 떨어지기 시작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하면서 매수를 미루시더라구요.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타이밍을 완벽하게 잡을 수 없습니다.

내가 살 수 있는 여건의 가격범위 안에 들어오면, '특히나 실거주 목적'이시면 과감히 지르는게 맞다고 봅니다. 

구축은 어디가 괜찮을까요? 외곽은 다 안되나여?  까지 들어가면 또 더 디테일하게 글을 써야되는데 피곤해서그건 나중에 한번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