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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30대의 현정권에 대한 생각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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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30대 입니다.
가끔 밭갈러 오시는 분들이 본인이 20~30대 임을 운운하면서 당직자스러운 글들을 쓰시는 걸 보고 기가 찼었는데, 마침 시간이 되서 글을 남겨봅니다.
대다수 분들이 그러하시겠지만,
저도 학부생 시기, 꽤나 진보적인 스탠스를 많이 취했었고, 맑시즘, 페미니즘(15년 이전 대중에게 낯선 시기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사민주의 등등의 진보계열에서 주로 관심갖는 사안들에 대한 책들도 많이 읽었습니다. 이 시기의 저는 당시 민주당보다도 더 진보적인 입장을 취했던 사람이었죠.
16년 당시 박근혜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들과 부패, 그리고 보수진영에 대한 다소 막연하면서도 어느정도는 이유가 있는 불신과 적대감으로 인해 진보진영을 지지했었고, 결정적으로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적극적인 반보수가 되었습니다. 당시 시험기간임에도 짬짬이 청문회 영상도 열심히 챙겨봤었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도 청문회에서 개드립 나오는 걸로 킥킥대다가 주변 눈치 받고 그러기도 했네요.
아무튼 학교도 광화문에서 멀지 않아, 적지 않게 집회에 참여했었고, 다소 과격한, 동의할 수 없는 발언들이 튀어나와도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일단 퇴진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대로 넘어간다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큰 흠을 남기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탄핵안이 발의가 되고, 해가 지나 드디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주문을 듣게 되었을 때, 다른 많은 분들이 그러셨듯이 저 역시 가슴이 벅찼습니다. 당시에 썼던 글 중에 '긴 겨울이 지나 찾아온 봄과 함께 벚꽃이 만개하듯, 한국 민주주의에도 드디어 꽃이 피었다'라는 문구도 있었습니다.
조금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고, 현 정부에 대해 일찍이 손절했지만 집회 나간 것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제도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고, 부정부패로 얼룩진 권력을 쿠데타나 다른 무력이 아닌 헌법에서 정한 제도적 절차에 의해서 평화적으로 축출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제도가 그만큼 발전했고, 안정되었다는 뜻이니까요. 그것도 태생이 70년도 안된, 민주화 자체도 30년이 조금 넘은 국가에서 이렇게 제도적 발전을 이루어 냈다는 것은 세계민주주의사에서도 이는 주목할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교육정책, 탈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 소주성을 필두로 하는 경제정책 등등 어느 하나 지지하는 정책이 없음에도 당시 문재인 후보를 뽑았습니다.
보수진영이 재집권 해봐야 과거를 미화하고, 어렵게 일궈놓은 제도적 안정성을 다시 부정하려할테니까요. 무엇보다 보수정권의 오류들을 지적하며, 당시에는 옳은 말을 했던 그들이 지금과 같이 개차반이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적어도 운동권 시기의 그 뜨겁고 무식한 행태들에서는 벗어난 줄은 알았거든요.
엄청난 지지율, 극성인 문빠들 덕에 정책적 문제와 반대하는 이유를 들면 적폐몰이를 당하기 일수였습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했죠. 뭐 나쁘진 않았습니다.
탈원전-탈석탄의 병행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논리인지, 또 애초에 한국에서 태양광의 본질적 한계와 원전이 왜 불가피한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가져올 파국이 어떠한지, 분배정책이 아닌 '성장 정책'으로서 소주성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정책인지, 머리 깨진 사람들을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적어도 토론이 가능한 사람들을 더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공부를 하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뭐 그래봤자 저는 원전 마피아에, 악덕 자영업자에, 기업적폐에, 토착왜구가 되었지만요.
그리고 어쩄든 판문점 정상회담 그동안 고착화되었던 한국 외교가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했구요.
여하튼 간에 제가 문정부를 손절한 건 남들보다 조금 많이 이른 시기, 올림픽 당시 여자 하키의 남북 단일팀 논란이 벌어졌을 때였습니다. 당시 여당 의원들부터 시작해서, 총리, 대통령까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발언들을 무수히 쏟아냈거든요.
그들이 주장하는 논리는 제가 자칭 '진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 대의를 위해서 그정도도 희생 못하냐. 딱 이 수준에서 벗어나질 않았습니다. 어디에도 누구를 위한 '대의'인지도 모르는 것에 희생당할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이는 사람이 없더군요. 이 논리가 2015년 '대승적 차원에서' 위안부 합의를 이끌어낸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던 사람들 입에서 나온게 맞는지, 70년대 '반공-통일'을 위해 일반 시민들을 탄압하던 박정희 정부를 비판하던 세력들 입에서 나온게 맞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가더군요. 제가 보기엔 말하는 사람만 다를 뿐, 똑같을 뿐인데요.
물론, 이런 문제를 제기해봤자 또다시 적폐가 되었죠. 애초에 정책적으로도 별로 지지하질 않았으니, 손절치는 것도 쉬웠습니다.
그 후로 비트코인.
17년 당시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열풍이 분 건 단순한 투기적 욕망에 따른 것이 아닙니다. 불안정하고,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근로소득의 벽에 부딪힌, 자본소득과의 괴리로부터 절망감을 느낀, 2030세대의 불안감이 만들어낸 사회적 현상이죠. 유시민은 이걸 그냥 투기로 규정하고, 거기서 어떠한 이해를 하려하지 않더군요. 여당 인사들 시각도 마찬가지였구요. 아, 이들도 그냥 꼰대에 지나지 않구나, 그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조국/코로나 사태 이전까지 중간 중간 있었던 갈라치기와 적폐로 낙인찍기는 더 언급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그때 그 유명한 나치에 대한 시를 갖고와서 비꼬면, 그대로 일베로 낙인 찍더군요.
파시즘적 광기, 그 이상 어떤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읽을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칼 포퍼의 책을 다시 꺼내든 것도 그 때쯤이었네요.
그리고 조국 사태.
인터넷에서 뻘짓에 대한 밈 정도로 쓰이던 뇌절이란 말을 제 입으로,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표현한 것은 조국 사태가 기점이었습니다. 세상 부끄러움이 없이 뇌절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죠. 불펜도 그때부터 여론이 바뀌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진보 스피커들의 추악한 면모를 제대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도, 사회와 물질적 이익에 거리를 둬야 한다며 '지식인'을 자체하던 이들의 실체를 알게 된 것도, 이때였습니다. 진중권 정도를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뇌절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더군요.
적어도, 이전 정부까지는 잘못을 함이 드러나면 사과하고 물러는 났습니다.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세상이 문제라고 뻔뻔하게 우기지는 않았어요.
반일운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민간에서 분출하는 절제되지 않은 감정들을 적당히 필터링해야할 판에 세상에 정부 요직에 있는 인사가 나서서 죽창을 운운하다니요. 그 전부터 아마추어적인 외교적 행태에 기가 질렸지만, 이건 정말 말도 안되더군요.
정부도 정부지만, 솔직히 대중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니클로 이용하는 사람들을 사진찍어서 박제하고, 어느 국가나, 심지어 한국도 하는 공공외교를 가지고 '일본의 음모' 운운하고.
애초에 일본을 편들 이유가 없고, 위안부/강제징용 등의 역사문제나 독도 문제 등 저 또한 일본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이전의 적폐몰이에서 보이던 파시즘적 광기가 그대로 재현되더군요.
코로나 시국에서의 만행들은 더 할말이 없습니다. 학생이자 취준생이었던 저보다 다른 분들이 더 잘느끼셨을테니까요.
아, 까먹을 뻔했는데, 20대가 교육을 못받아서 그러니 하는 산소가 아까운 소리들도 기가 찼습니다.
제가 20대를 대표하진 않지만, 20-30대가 반정부로 돌아서게 된 계기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과연 부동산 때문만에 지금 이런 지지율 차이가 났을까요?
남북 단일팀 논란을 필두로, 소주성과 탈원전을 포함한 처참한 정책적 실패, 이성을 도외시한 편가르기, 내편의 부정부패에 대한 관대하고 너그러운 대우, '촛불'을 운운하며 다수 대중의 의지를 독점하려 하는 오만한 태도, 운동권 특유의 선민의식, 파시즘적 광기, 적폐몰이로 다른 의견은 입조차 못떼게 만들기, 급진적인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옹호와 지지, '정의'의 독점,
그리고
다른거 다 떠나서 말이 안되는 일을 기준까지 바꿔서 말이 된다고 우기는 그 조금의 염치도 없는 뻔뻔한 뇌절.
LH를 시작으로 한 부동산 문제는 단지 기폭제에 불과합니다.
모두가 여당을 욕할 수 없는 분위기로 몰아가며 반대자, 혹은 희생자들을 침묵하게 할 때부터 그런 불만들은 쌓여나가고 서서히 이탈해나갔죠.
부동산과 LH문제는 그동안 누적된 불만들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1년전과 비교해서 여론이 급격하게 반전되었죠.
아마도, 지금의 골수 여당 지지층들은 군부독재 시절을 거치면서 다시는 저쪽에 표를 안주겠다고 다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이해는 합니다. 왜냐면 저도 이 정부를 거치면서 다시는 운동권이 판을 치는 진보정당에는 표를 안주겠다고 다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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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크욘손 상께서 20대는 역시 역사 경험치 낮다 하십니다 https://www.chosun.com/politics/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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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은 쇼맨십으로 가득찬 사람임. 평창 올림픽때 갑질하던거 보고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한테 밀렸는데.
박원순 없으니까 기어나오는 꼴.. 민주당 이름만 달면 어느정도 이길텐데 저런 후보가 나오는거 보면 민주당도 참 답답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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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 맞는 말이네
핫게 가면 ㄷㄲㅁ들 몰려올텐데 한마디 첨언하자면 적어도 현재 20대들은 박그네 탄핵때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고 자한당 지지율도 제일 낮았음
근데 지금 20대는 다른 연령에 비해 민주당 지지율이 제일 개판이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색깔/진영 싸움 하는게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쪽 뽑아주는거임 민주당 지지자들 반성좀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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