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서울 부동산 버블 수준, 위험 구간 진입"이라는 글을 올린 탓에

많은 분들이 제가 노선(?)을 전환한 것인지 블로그나 까페에서 질문을 해주셔서

이에 대한 답변의 필요성을 느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큰 틀에서 제 스탠스는 변한게 없습니다.

그리고 제 스탠스란 2023년 전후가 서울 부동산의 중장기 고점이며

그 이후는 중장기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제 스탠스가 변하지 않은 이유는

2021~22년 상승을 예상하는 주요 인자들에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인자들을 다시 말씀드리자면

① 서울/경기 10~11년차 부부로 대표되는 서울 부동산 매수 실수요층의 증가

②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급감 (2020년 5.0만호 → 2021년 2.7만호 → 2022년 1.7만호)

③ 역대 최대의 유동성 (절대 규모 & M1/M2 비율)에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까지 가세 예정

④ 여전히 높은 전세가율 (2021년 2월 기준 56.2%) 입니다.

수요가 늘고 공급이 주는데 유동성이 늘어나는 기간이 2021~22년입니다.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드는 기간 동안

재화의 가치가 하락하리라고는 예상하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탄탄한 유동성과 전세가가 뒷받침하고 있구요.

위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2021~22년 상승을 예상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구입부담지수 전고점 추월을 알리면서

위험 구간에 진입했다는 글을 쓴 것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상승폭이 축소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전고점을 추월했다는 것은

집값이 신규 수요가 진입하기 어려운 가격대로 들어섰음을 의미합니다.

(가령 서울 아파트 중위가는 서울 가구 중위 소득의 41%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수준이 지금까지의 고점(2008년 2분기)이었는데

2020년 4분기 기준으로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가 서울 가구 중위 소득의 42%를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신규 수요가 진입하기 어려운 가격대로 들어섰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023~24년 이후 중장기 조정장을 예상하는 저로서는

2021~22년의 상승폭이 축소된다면

현 시점에서 신규 진입할 경우 먹을 것이 많지 않다는 의미도 됩니다.

집값이 신규 수요가 진입하기 어려운 가격대에 들어섰다면

고가 아파트보다는 중가, 중저가, 저가 아파트에 매기(買氣)가 집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는 상승장 후반부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중 하나입니다.

4월에 관련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만

상승장 후반부의 특징중 하나는

가격대가 낮은 아파트보다 높은 아파트의 상승폭이 축소된다는 점인데

실제 2020년부터 그러한 상황이 1년 이상 벌어지고 있습니다.

2019년 12월 ~ 2021년 2월 5분위별 아파트 시세 상승률을 보면

① 5분위(상위 0~20%) +17% ② 4분위(상위 20~40%) +27% ③ 3분위(상위 40~60%) +29%

④ 2분위(상위 60~80%) +32% ⑤ 1분위(상위 80~100%) +34%로

고가 아파트일 수록 상승률이 낮은게 확인됩니다.

15억 이상 주택 대출 금지와 고가 아파트에 대한 보유세 급증 추세가 위력을 발휘하여

고가 아파트에 대한 신규 진입을 점차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런 규제 자체가 상급지의 상승폭을 축소시켜 하락장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셈입니다.

수요가 늘고 공급이 줄어도 대체재가 있다면 그 재화의 가치는 무한정 오를 수 없기에

그러한 모습이 상급지의 상승폭 축소 → 중ㆍ하급지로의 매기 집중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중ㆍ하급지도 신규 진입이 어려운 가격대까지 올라서는 상황이 되면

(저는 그 시점을 2023년 전후로 보고 있는 것이구요)

시장은 하락 또는 약보합으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2023년 전후를 서울 부동산의 중장기 고점으로 보는 제 스탠스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 상승장의 경험, 최근의 추세와

각종 규제(15억 이상 주택 대출 금지 & 고가 아파트 보유세 급증 추세)로 인해

고가 아파트의 고점은 이보다 좀더 당겨지고

중ㆍ저가 아파트의 고점은 이보다 좀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일례로 지난 상승장에서

비교적 가격대가 높았던 서울 한강 이남은 2006년 고점을 찍은 반면

비교적 가격대가 낮았던 서울 한강 이북은 2008년까지 급등을 거듭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주택구입부담지수를 통해 본 서울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에 신규 진입 수요를 점차 제한시킬 것이며

이는 2021~22년의 상승폭을 당초 "급등" 수준으로 예상했었으나

"정상적인 상승" 수준으로 축소시킬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봅니다.

제 의견이 반드시 옳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견도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