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한 data 분석가 또 없죠.

누구든지 data를 악용해서 자신의 입맞에 맞게 이야기 할 수 있고, 우리가 똑똑해야 그것이 타당한지를 가려낼 수 있을 것 같네요. 눈으로 직접 본것 이외에 아무도 믿으면 안될 것 같아요.

원문 url : 

https://cafe.naver.com/jaegebal/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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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리는 글은 대부분 데이터가 바탕이 되어있습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이고

그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의견은

"객관성"과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데이터라는 것은 얼마든지 "악용"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잘못된 판단과 의사 결정의 근거가 되는 위험성도 내포합니다.

종종 소환케 되는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의 취임사는 데이터 악용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2017년 6월, 김현미 전 장관은 취임사에서 집값의 상승 이유를

"다주택자들의 투기" 때문이라고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2016년 5월 대비 2017년 5월 서울 주택 거래 현황을 들며

5주택 이상 보유자의 매수 건수가 강남4구에서 무려 +53%가 증가했으며

용산, 성동, 은평, 마포도 크게 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내용만 보면 서울 집값 상승은 5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 매집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를 "거래 증가율"이 아닌 "거래 건수"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강남4구에서 5주택 이상 보유자의 매수 건수가 +53% 늘어난건 맞지만

64건에서 98건으로 늘어났을 뿐인데

이는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매수 건수로 범위를 넓혀봐도

197건에서 292건으로 늘어났는데

이는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매수 건수는 3,261건으로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4%에 달했습니다.

2017년 5월 서울 집값 상승의 이유는

거래 비중이 7%에 불과한 3주택 이상 보유자 때문이었을까요.

거래 비중이 84%에 달하는 무주택자와 1주택 보유자 때문이었을까요.

최근에는 우리 나라와 일본 모두에서 데이터 악용의 사례가 드러납니다.

한 일본 언론은 한국이 "탈일본"을 추진하자 전세계가 "탈한국"을 진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20년 일본의 한국 투자액이 2019년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으며

미국과 EU도 한국 투자를 각각 20%, 30% 줄였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실제 미국, EU, 일본이 2019년 대비 2020년 한국에 대한 투자를 줄인건 맞습니다.

2020년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신고기준 207.5억 달러로 2019년 대비 11% 감소했는데요,

그러나 전세계의 FDI가 2020년 35% 감소했는데 우리 나라가 11%만 감소한 것은

오히려 우리 나라가 선방한 격인 것도 사실입니다.

(참고로 올해 1분기 한국의 FDI는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47.4억 달러 수준입니다.)

우리 나라는 어떨까요.

얼마전 정부는 일본의 소재 수출규제 시행 2년후

핵심 100개 품목의 대일 의존도가 2년전 31.4%에서 현재 24.9%로 낮아졌음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50%에 육박하던 불화수소의 일본 의존도를 10%대로 낮췄습니다.

정부가 정한 핵심소재 100개 품목의 대일 의존도가 낮춰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올해 1~5월 대일 무역적자는 100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74억 달러 대비 35% 증가했다는 불편한 진실도 사실입니다.

대일 무역적자는 2019년 192억 달러, 2020년 209억 달러에서

2021년은 더 크게 증가할 전망입니다.

물론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일본에서 들여오는 중간재 및 장비 수입이 늘어난 성격입니다만

어찌 되었든 우리 나라의 일본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선언하는 것은 틀렸다는 것이

대일 무역적자의 확대에서 드러납니다.

이렇듯 데이터를 잘못 인용한채 해석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게 되는 문제가 있으며

이는 그릇된 해결책을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행위라고 생각됩니다.

2018년부터 서울은 1주택자(실수요)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전환되었음에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에만 골몰한 나머지

시장을 안정화시킬 골든타임(2008년 이래 최대 입주 물량이 쏟아진 2019~20년)을

놓친 것은 치명적인 실책입니다.

"숫자로 현실을 왜곡하지 맙시다. 현장과 괴리된 통계는 불신만 키웁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위험천만한 일이기도 합니다."

김현미 전 국토부장관의 취임사 말미에 나오는 이 문구는

이를 지키지 않아서 그 이후 어떠한 상황이 벌어졌는지를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에

더욱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저 역시 제 주관과 입맛에 맞게 데이터를 악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그것이 제 글에 대해 신뢰를 보내주시는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