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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동산을 게임으로 비유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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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결국 사람 사는 동네라서 현실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거든요. 물론 저도 다른 분들도 지적하듯이 현실은 '꼬접'을 못한다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제가 재미있게 하는 Path of Exile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이 게임은 3~6달 정도가 1개의 리그로 이루어지고, 기간이 끝난 리그는 모두 스탠다드라는 곳으로 보내집니다.
게임이 나온 지가 10년이 넘었으니 스탠다드는 10년 동안 재화가 축적이 되었겠죠. 그러다보니 인플레이션이 어마어마하고, 극히 일부 고인물들이나 가지고 놀지 신규 유저들은 스탠다드로 가지 않습니다. 리그가 끝나서 내 캐릭터가 스탠다드로 가도 대부분 쳐다보지도 않고 다음 리그에서 새 캐릭터를 만듭니다.
그러면 리그는 축적된 자본이 없으니까 매우 건강한 경제겠군요? 네 맞습니다, 처음에는요. 근데 리그 열리면 고인물들은 처음에 서버 열리자마자 하루종일 잠도 안자고 달려서 '자본'을 만들어버립니다. 이 스노우볼은 24시간 이내에 만들어진 거지만, 나중에 따라가려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마법사의 피'라고 하는 매우 비싼 아이템이 있는데요, 대다수의 유저들은 운이 좋게 그 아이템이나 상응하는 비싼 아이템을 줍지 않는 이상에야 한 번 껴보지도 못하고 게임을 접습니다. 물론 아무리 늦게 시작하더라도 시간 갈아넣으면 못닿을 정도의 아이템은 또 아니긴 합니다만. 근데 고인물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거의 2~3일 내로는 저 아이템을 장만하구요. 또 '평등'해지는 다음 시즌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그런 면에서, 만약에 대한민국의 모든 자산이 내일 리셋이 되어서 평등하게 분배가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 부자들이 나중에도 부자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클거라고 생각합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고 말이죠.
근데 이 리그마다 특색이 좀 있어서 아이템이 펑펑 떨어지는 리그가 있습니다. 이런 리그에서는 그래도 저 '마법사의 피'같은 아이템을 껴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템이 잘 안떨어지는 리그에서는 훨씬 적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부동산 공급이 늘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는거거든요. 물론 아무리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중위소득 분들이 서울에서 역세권 신축 아파트를 누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는 될겁니다.
부동산을 투자의 관점에서만 보면 공급이 줄어드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면 사시인가만 난 재건축 물건 하나하고 대체주택 하나하고 길게길게 다주택 레버리지도 땡길 수 있거든요. 공급규제가 심하면 사시인가가 나서도 준공까지 한참 걸립니다만, 규제가 덜하면 이 기간도 짧아지기도 하구요.
근데 저는 부동산을 투자의 관점으로도 보기는 하지만, 극단적인 투자자는 아니다보니 어찌되었든 실거주가 우선입니다. 제 집이 10억이라고 칩시다, 이 10억이 제가 손에 쥘 수 있는 돈인가요? 물론 제가 이걸 팔아서 사업이라도 해보겠다 하거나, 아니면 집안이 쫄딱 망해서 이거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돈이기는 한데요... 대개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은퇴하기 전에, 혹은 자녀가 대학이라도 진학하기 전에 본인 집 다운그레이드 하는 케이스는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제 집이 10억이면 제가 가고싶은 상급지는 15억 할겁니다. 근데 제 집이 5억이다? 그러면 그 상급지는 7~8억쯤 하겠죠. 그러면 제가 상급지로 가는 게 훨씬 더 용이해지겠죠. 소득이 더 낮은 분들도 본인들 소득에 맞게 괜찮은 집을 구할 수 있을거구요.
저는 이게 더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본주의가 좀 더 건강하게 돌아가려면 진입장벽이 낮으면 좋긴 합니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보면 결국 중요하게 여기는 팩터가 '소득 대비 축적된 자본'입니다. 이게 더 높을수록 고인물 파티인거고 신규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부자가 되기 어려운 사회인거죠.
[여담 : 사실 저는 책 제목이 잘못 번역되었다고 생각하는데, '21세기 자본론' 정도가 좀 더 올바른 번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면 원제가 'Le Capital au xxie siècle'인데,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Das Kapital'이거든요. Le Capital은 불어고 Das Kapital은 독어라는 거 생각해보면요.
자본론도 그렇고 21세기 자본도 그렇고 현상 파악은 정말이지 잘했습니다. 근데 딱 거기까지에요. 제대로 된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공산주의는 평등한 사회가 무엇인지 정말 잘 보여줬습니다.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 라구요.]
근데 참 재미있는게, 평등을 주장하는 분들은 공급을 막자고 주장해서 그 진입장벽을 더 높여버렸습니다.
사실 '서민을 사랑하는 분들'은 그 서민이 없어지면 지지기반이 없어지는데, 서민들이 중산층으로 올라서는 걸 원하겠어요?
여성단체들만 보더라도 진짜 여성 인권이 더 높아지면 본인들의 일거리가 없어지는 데 진짜 여성 인권이 높아지는 걸 원하겠어요?
서민들이 국짐당 찍는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정작 본인들도 똑같은 행태를 하고 있는 줄은 모르는거죠.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가끔 그런 순수한 의도를 가진 분들도 있는데요, 더러운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정치인 중 한 분이 고 노회찬씨인데요, 그 노회찬씨마저도 받으면 안되는 돈을 받았습니다. 정치판은 돈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검은 돈 없이 정치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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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mightestfear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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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연구 개발 복지.. 국방 예산 다 빼서 부동산에 몰빵중인데..
점점 더 위험한 부동산 폭탄 제조중 https://www.youtube.com/watch?v=WiXsuEGBvYI?si=qzuLuGbArOtAhGlz |
사다리걷어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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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mightestfearthe 관련은 있는데, 님은 윤씨 욕하는데만 관심있지, 부동산은 솔직히 관심도 없잖아요 그러니 정자게로 고고씽 |
Constell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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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칭찬한 적도 없는데 정치병자들이 왤케 설치나 모르겠어요
윤석열 개새끼고 정권 끝나면 윤석열은 모르겠지만 김건희는 빵에 가면 좋겠다고 하면 그만 달려들려나요 |
두툼한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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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통찰력 있는 글을 써주셨네요
세상은 냉혹하고 잔인한 법입니다... 자유와 평등, 정의라는 이름 아래 그럴싸하게 포장해놓지만 결국엔 개인의 이익과 공동의 이익은 대부분 충돌하기 마련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