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보면 최장기간으로 하고 체증식으로 하면 갚아야 하는 원리금의 합은 더 많아보이니 손해가 아닌가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오면 부채가 희석됩니다.

은행이 내 집에 담보를 잡는거지, 지분을 가져가는 게 아니거든요. (물론 신희타같은 특수 상품에 대해서는 이익공유형 모기지라는 게 있기는 합니다만..)

만약에 10억짜리 집을 살 때 5억 대출을 냈다고 치면, 은행이 지분을 50% 가져가는 게 아니라 그냥 5억을 빌려주는 겁니다.

그 10억이 설령 실질가치는 동일하더라도 명목가치가 20억이 되어도(그러니까 짜장면이 5천원 하던 게 1만원이 되면), 부채는 그대로 5억이라는 얘깁니다(물론 그 기간동안 조금씩 갚아나갔겠지만요 그 부분은 제외하구요), 그러면 부채는 명목가치가 5억이라도 실질가치는 2.5억이 되어버린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나라가 개판이 되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데,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부동산같은 실물자산도 어지간하면 오릅니다. 물론 달러 베이스로 계산했을 때에는 가격이 하락했을 수도 있는데요, 원화 베이스로 계산하면 오릅니다. 이건 터키의 사례에서 이미 보여줬습니다.

와 5년 동안 11배 폭등, 그러면 5년 전에 터키 집을 샀으면 부자가 되었겠네요?

하지만.. 5년 동안 집값이 폭등한 터키의 환율은 어케되었을까요?

아작이 나버렸네요

그러니까 5년 전에 터키에 집을 샀다고 부자가 된 거는 절대 아니라는겁니다. 그거 팔아서 달러로 바꿔봐야 크게 이득본 거는 아니라는 얘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뭐 환율 오르고 하면 다같이 ㅈ되는 겁니다. 근데 내 집이라도 한 채 있는 놈이 더 ㅈ되겠어요? 아니면 내 집도 없는 놈이 더 ㅈ되겠어요?

저 위에 링크해드린 뉴스 보면

'팬데믹 이후 살인적인 물가 상승을 겪었던 튀르키예도 집값이 5년 만에 11배 가까이 치솟아 서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월세마저 13배 넘게 올라 특히 대학생이나 최저 임금 노동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그 기간동안 최저임금은 7배 조금 안되게 올랐네요. 월급은 7배 올랐는데 월세는 13배 올라버렸다?

암튼 뭐 그렇다고 집 사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이미 살 사람은 다 샀을거거든요.

그냥 맨날 부포 쳐들어와서 니들 영끌족 다 ㅈ되었다고 비아냥거리는 분들, 진짜 ㅈ된 거 누군지나 아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