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딤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해임했다고 2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임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우리는 아마존(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다"라고 한 데 대한 자신의 반응을 비판한 것이 이유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프리스타이코 영국 주재 대사를 해임하는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우크라이나 대표직에서도 해임됐다.

해당 대통령령은 해임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주요 외신은 프리스타이코 대사가 최근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서방의 무기 지원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태도를 비판한 월리스 장관의 발언을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침에 일어나서 장관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월리스 장관을 비꼰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대통령이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서 월리스 장관에게 감사 전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며 "약간은 비꼰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냉소가 건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우리가 협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12일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나토가 우크라이나 가입 일정을 제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터무니 없다"고 반발하는 등 감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초청 관련 문구를 정상회의 공동 선언에서 삭제하는 방안까지 한때 검토되는 등 회의장 분위기가 냉각됐고, 월리스 장관의 문제의 발언까지 나온 것이다.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에 늘 감사한다"고 재확인하고, 주요 7개국(G7) 국가가 장기적 안보 보장을 약속한 것 등 나토 정상회의 결과에 대해 "안보상 중요한 승리"라고 평가하며 수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