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발생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근 주거지역 주민들이 연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창문을 닫고 물수건으로 막았지만 연기가 계속 집 안으로 들어온다"며 "눈과 목이 따갑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해 운영에 들어갔다.
광산구와 함께 준비한 이 대피소는 최대 400세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1차 대피 대상은 검은 연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접 4개 아파트 단지 600세대다.
다만 강제 대피령은 내려지지 않았고,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대피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대피 인원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불은 이날 오전 7시 11분쯤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공장의 정련 공정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타이어 생산의 핵심 원재료인 생고무 등을 다루는 곳으로, 발화 당시 공장 내부에는 약 20t가량의 고무류가 적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건물도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돼 있어 불길이 급속히 번지며 진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초기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오전 중 대응 2단계로 격상했으며, 국가 소방 동원령을 발동해 광주 지역 전체 소방 인력을 투입했다.
오후까지 총 149대의 장비와 452명의 인력, 헬기 11대, 고성능 화학차 15대가 현장에 투입됐다.
그러나 공장 내 가연성 물질이 많아 전체 공장의 절반 이상이 전소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공장 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소방 당국은 연기 확산 상황에 따라 인근 주민에 대한 보호 조치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
진화 완료까지는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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