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그룹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추천할 신규 사외이사 중엔 재계 출신 금융투자 전문가가 상당히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30대 그룹 계열사 중 지난 7일까지 올해 주주총회소집공고서를 제출한 179개 기업의 신규 사외이사 125명과 동일 기업의 지난해 신규 사외이사 168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런 변화가 확인됐다.

신규 추천 사외이사를 경력별로 보면 재계 출신이 125명 중 39명으로 가장 높은 31.2%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16.7%(28명)와 비교하면 14.5%포인트 늘었다.
반면 학계 출신은 지난해 33.3%(56명)에서 올해 26.4%(33명)로 큰 폭으로 줄었다.
관료 출신은 지난해 31%, 올해 30.4%로 비슷하다.
올해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된 재계 출신 39명을 세부 분석한 결과 금융투자 및 자본시장 전문가가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고강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는 SK그룹 산하 계열사들이 이번에 금융투자 전문가를 대거 영입했다.
SK가스는 투자은행(IB) 업계 대부인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SK오션플랜트는 삼성증권 인수합병(M&A) 팀장을 지낸 문석록 글로벌자산운용 고문을, SK케미칼은 박태진 전 JP모건 한국 회장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부회장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재계 출신 중에서는 기술 전문가도 9명이 신규 영입되며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위아는 삼성전자 글로벌AI센터장을 역임한 김찬우 고려대 인공지능학 교수를, 롯데케미칼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에서 기술연구원 분석센터장을 지낸 조혜성 대상 상담역을 각각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규 사외이사를 전문 성별로 구분하면 가장 비중이 컸던 법률·정책 분야 사외이사가 31%에서 24.2%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재무·회계(13.1%→19.4%), 기술(17.3%→21.0%), 금융투자(16.1%→17.7%) 분야 전문가는 증가했다.
리더스인덱스는 "재계 출신 신규 사외이사의 절반이 금융투자 및 기술 분야 전문가로 채워지는 것은 대기업들이 M&A와 기술 혁신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