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6㎡의 공간에 605.2㎢의 서울을 담았다.
도심의 네온사인이 밤을 밝히고, 631개의 청사초롱이 환하게 빛난다.
김유신 장군 묘를 지켰던 12지신들은 이제 젊은이들의 가방에 대롱대롱 매달려 귀여움을 뽐낸다.
‘2025 딜라이트 서울’은 서울의 어제와 오늘, 전통과 현대, 밤과 낮이 교차하는 장이다.
 
전시를 기획한 홍경태 디자인실버피쉬 대표는 12일 서울 종로구 도화서길 디원에서 열린 미디어 체험 행사에서 “서울은 어둡고 찬란하고, 차갑고 뜨겁고, 소란스럽고 고요하고, 무심하지만 다정하다”고 말했다.
 
‘2025 딜라이트 서울’은 도시 서울이 지닌 ‘양면성과 공존’을 비춘다.
홍 대표는 ‘상반’을 말했다.
“과거 '페르소나'란 작품을 만들면서 많은 이들을 인터뷰했어요.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대학에 다니던 한 젊은 친구가 ‘서울에는 모든 것이 있다.
갈 곳도 많고 정보도, 문화도 넘친다’라고 말하더군요. 그런데 국립민속박물관의 학예관은 정반대의 말을 했어요. ‘서울은 수많은 정보 때문에 오히려 도시의 정체성이 무너질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이 역시) 와닿더군요. 상반된 둘이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노래방, 부동산, 술집 등 서울 거리를 빼곡히 채운 간판을 담은 <더 빌보드(The Billboard)> 는 <the billboard="">서울의 또 다른 '양면성과 공존'이다.
홍 대표는 “어떤 가게들은 서서히 소멸하고, 또 어떤 곳들은 브랜드파워를 갖고 자리잡죠. 도시 안에서 사라지는 것도, 또 살아남아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는 것도 모두 의미가 있어요. (변화와 공존이 담긴) 간판들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는거죠.”
 
그는 서울에 깃든 화려함과 기술의 발전 뒤편에 감춰진 인간의 나약함을 12지신 등을 통해 시각화했다.
“현재 사회에서는 신(神)이 펫(pet)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 세대는 신을 인형으로 만들어서 가방에 달고 다녀요. (여기서 착안해) 12지신을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는 펫화된 캐릭터로 표현했어요. 사람이 고립됐을 때 (신을) 찾고자 하는 열망을 상징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2021년 서울에서 첫선을 보인 ‘딜라이트(delight)’는 뉴욕, 워싱턴 DC, 파리, 두바이, 멕시코시티, 도쿄,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호평을 얻었다.
이번 전시는 지난 5년간 세계 무대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인기 전시 콘텐츠만을 엄선해 한 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5월 8일부터 11월 15일까지 상설 전시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유료다.
전시 기간 내 휴무일은 없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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