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를 앞둔 지난 24일, 증시 정규장 종료 후 다수의 상장사들이 최대주주 변경, 횡령·배임 혐의 발생 등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시를 쏟아냈다.
휴장일 직전에 악재성 공시를 발표하는 '올빼미 공시'가 반복되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뚜렷한 방법이 없어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설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인 전날 국내 증시(코스닥·코스피) 내 공시는 총 669건으로 집계됐다.
국내 상장사들의 일일 공시 건수가 평균 300~500건임을 감안할 때 2~3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부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악재성 공시들이다.
 
코스피 상장사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 장 마감 후, '홍은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대해 2511억6000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HD현대일렉트릭, 한화솔루션, 한화오션 등도 '타인에대한채무보증결정'을 발표했다.
계열사의 채무를 대신 갚겠다는 의미로 시장에서는 악재로 평가된다.
신테카바이오는 100억 원(자기자본 대비 32.02%) 규모의 차입금 발생과 더불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신테카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정종선 대표이사는 차입금 100억 원에 대한 담보로 자신이 보유한 신테카바이오 지분 전량(234만3500주)을 제공했다.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던 한국유니온제약은 이날 장 마감 후 전직 사외이사와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또 지난해 7월 이사회에서 결정했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결정도 철회했다.
이 외에도 한국항공우주, 한온시스템, 선샤인푸드 등은 전 대표이사 등 임원들의 횡령 및 배임 발생 사실을 알렸다.
'올빼미 공시'는 증시 휴장일을 틈타 반복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휴장일 직후 첫 매매일에 올빼미 공시를 전자공시시스템(KIND)과 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재공지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의 경우, 오는 31일에 해당 공시들이 다시 공지될 예정이다.
문제는 악재성 올빼미 공시에 대한 법적 제재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를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 마감 이전에 공시하라고 강제할 수 없다"며 "다만 오후 3시 30분 이후에 나온 공시가 불성실 공시에 해당하면 벌점을 매길 때 좀 더 엄격하게 잣대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아주경제(www.ajunews.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