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금 최대 10억원…평균 4억~5억원
대상 연령대 확대…신규 고용 부진 우려도

연말·연초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2300여 명의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0명 증가한 수준이다.

주요 은행 희망퇴직자들은 법정퇴직금과 특별퇴직금(위로금)을 합쳐 평균 4∼5억원, 많게는 10억원 가까운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에서는 최근 총 1579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났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647명, 신한은행 541명, 농협은행 391명이 퇴직했다.
하나은행은 31일 자로 316명이 퇴직할 예정이며, 우리은행에서도 약 420명이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의 희망퇴직자는 총 2315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1년 전 1869명에서 446명(23.9%) 증가한 수치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31개월 치, 농협은행은 최대 28개월 치의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했다.
지난해보다 희망퇴직금 상한을 줄이는 등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변화도 있었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1인당 평균 희망퇴직금이 4억 915만 원으로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4억 265만 원), 국민은행(3억 8100만 원), 농협은행(3억 813만 원), 신한은행(3억 746만 원) 순이었다.
기본퇴직금을 더하면 퇴직금 총액은 평균 4억~5억 원, 많게는 1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나은행에서는 퇴직자 중 일부가 9억 원대 퇴직금을 받았다.
가장 많은 금액을 받은 직원은 9억 9000만 원을 수령했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에서도 상위 퇴직자들은 1인당 7억~8억 원의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망퇴직의 또 다른 특징은 신청 대상 연령이 확대된 점이다.
신한은행은 리테일 서비스 직원 중 근속 7년6개월 이상, 1986년 이전 출생 직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 30대까지 포함됐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희망퇴직이 대규모로 이루어졌음에도 은행들의 신규 고용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 은행의 경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2061명이 희망 퇴직했지만, 같은 기간 신규 채용은 1320명에 불과해 희망퇴직 인원의 64% 수준에 그쳤다.
신규 채용도 2022년 600명에서 2023년 420명, 2024년 300명으로 줄어들며 감소세를 보였다.

대규모 희망퇴직에도 불구하고 직원 평균 연령은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의 직원 평균 연령은 2022년 43.6세에서 2024년 3분기 말 43.8세로 소폭 증가했다.
신한은행만이 같은 기간 평균 연령이 42.7세에서 41세로 낮아졌다.
다른 은행들은 평균 연령 상승을 겪고 있다.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의 희망퇴직 신청이 늘어나면서 평균 연령을 낮추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은행 고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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