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로 국내 업체 피해”
현대제철 제소로 조사 넉달 만에
무역위, 잠정 관세 부과 예비판정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국산 후판(두꺼운 철판)에 최대 38%의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급 과잉에 따른 국내 산업계 피해 보호를 위한 조치인데 최종 판정은 추후 확정된다.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20일 제457차 회의를 열고 중국산 ‘탄소강 및 그 밖의 합금강 열연강판 후판 제품’을 대상으로 예비조사를 진행한 결과, 덤핑 사실과 덤핑 수입으로 인한 국내 산업의 실질적 피해를 추정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예비판정했다.

출하 못해 창고에 쌓이 철강제품 모습. 연합뉴스

이에 무역위는 중국산 후판에는 잠정 덤핑 방지 관세 27.91∼38.02% 부과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한 현대제철의 반덤핑 제소 이후 같은 해 10월 무역위가 조사 개시에 들어간 지 넉 달여 만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국내외 수요 둔화로 2023년부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후판 수요는 2023년 839만t으로 꾸준히 800만t을 웃돌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780만t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로 수입되는 후판은 2021년 126만t, 2022년 190만t, 2023년 222만t, 2024년 206만t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산 후판은 수입량이 급속히 뛰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 후판 수요량(780만t)에서 중국산 수입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로 상당하다.
중국은 국산보다 30∼40% 저렴한 가격에 후판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중국 업체는 자국 유통가보다 최대 44.8%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정부 결정으로 후판을 생산하는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는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반면 값싼 후판을 사용한 조선사에는 제조비용 인상으로 이어져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중소 조선사의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산 후판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 비중이 50∼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종 판정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역위는 추후 3∼7개월 본조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 업체 측 소명 등을 받아 관세 부과율이 일부 조정되거나 아예 취소될 수 있다.

무역위는 앞으로도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저가 공급에 따른 국내 철강산업 피해 여부를 조사하고 반덤핑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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