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피해’ 13건 공시… 매년 증가 추세
880억 기업銀 부당대출 포함 땐 1700억대
내부통제 강화로 과거 사례 적발 증가 탓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피해액이 올해 들어 벌써 857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금융사고의 절반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IBK기업은행의 882억원 규모 부당대출을 합하면 6개 은행 금융사고액은 1700억원대에 달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올해에만 13건, 857억9900만원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시중은행 ATM기. 뉴시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5건, 488억4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국민은행 4건(110억9800만원) △농협은행 2건(221억5100만원) △신한은행 2건(37억500만원) 순이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사고 공시가 없었다.

단일 사고 규모로는 하나은행이 지난달 14일 공시한 외부인 사기에 의한 금융사고가 305억원으로 가장 컸다.
5대 은행에 포함되지 않은 IBK기업은행에선 지난 1월 공시를 통해 전·현직 임직원 28명이 연루된 882억원의 금융사고가 드러났다.
2022년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권 금융사고 건수와 피해 금액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5대 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2023년 36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86건으로 급증했다.
피해 금액 기준으로는 △2020년 59억원 △2022년 822억 △2023년 51억원 △2024년 1774억원이다.
올해의 경우 13건, 857억9900만원으로 이미 피해 금액이 지난해의 절반을 웃돈다.

특히 올해는 공시된 금융사고(10억원 이상 금융사고) 기준이라 공시기준에 미달한 금융사고를 합하면 피해 금액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고 유형을 보면 외부인에 의한 사기뿐 아니라 내부 직원의 일탈 및 조직적 범행도 적지 않다.

이처럼 금융사고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최근 내부통제가 강화되고 과거 사례까지 추가로 적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과거 취급됐던 부당대출이나 배임 등이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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