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이틀 만에 “적절치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어떤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인지 물은 기자를 향해 ‘무례’라는 표현을 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발언 이틀 만에 결국 사과했다.

홍 수석은 21일 대변인실을 통해 “지난 19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관련 답변 과정에서 정무수석으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부산일보 기자분과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무수석으로서의 본연의 자세와 역할을 가다듬겠다”고 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뉴스1

앞서 홍 수석은 국회 운영위에서 윤 대통령 기자회견 관련 질의가 나오자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출입 지역기자단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홍 수석은 기자의 질문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했을 뿐 아니라 언론의 역할과 기자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했다”며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지역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부산일보 기자는 “대통령께서 ‘주변의 일로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렸다’고 어떻게 보면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하셨다.
국민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면서 “보충 설명을 해줄 수 있으신가”라고 질문했다.
기자회견 후 대통령실은 해당 질문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홍 수석의 발언을 통해 대통령실이 불편한 질문을 한 기자에게 불쾌감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 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외교의 시간을 마친 윤 대통령 앞에는 쇄신 과제와 정치 현안이 산적해 있다.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던 만큼 윤 대통령은 개각과 대통령실 인적 교체 등에 우선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개각은 국무총리를 포함한 중폭 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예산안 정국 이후가 유력하다.

후반기 국정 과제로 제시한 ‘양극화 타개’ 방안 구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방향성에 따른 국내 여파도 챙겨야 한다.
야당 주도로 처리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안에 대해서는 다음 주 열릴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상정 및 의결해 윤 대통령이 재가하는 수순이 점쳐진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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