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이 표정 관리에 들어간 모습이다. 기쁨은 접어두고 윤 대통령에 대한 빠른 파면을 촉구하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향후 펼쳐질 정국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표는 14일 탄핵안 가결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당 소속 의원들에게 "승리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한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우리가 대응할 갈등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책임감 있고, 신뢰를 주는 당과 국회의 모습이 중요하다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을 찾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는 "1차전 승리를 축하드리고 감사드린다. 그러나 이제 겨우 작은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우리 앞에 더 크고 험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제 또 큰 고개가 기다리고 있다. 다시 갈등과 대결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의도 안에서의 싸움이 현장의 충돌로 확장될 것이다. 우리가 자중하고,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승리를 자축하며 헤어질 것이 아니라 신속하고 엄정한 책임, 윤석열에 대한 파면 처분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함께 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물었다. 당직자들에게도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제 작은 산을 하나 넘었다. 내란은 아직 종식되지 않았다. 훼손된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 된 후 국민을 향해 고개숙이고 있다. /남윤호 기자

이 대표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탄핵안 가결에 기뻐하거나 안도하기보다는 자중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아있는 만큼 긴장이 풀려선 안 된다는 이유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가결 직후 로텐더홀에서 "내란 사태는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직무 정지는 사태 수습을 위한 첫걸음일 뿐"이라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박 원내대표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사태의 전모를 밝혀내고, 가담자들에 대한 처벌이 내려질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며 "내란 특검이 빠르게 구성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탄핵 인용을 반드시 이끌겠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를 향해서도 "헌정질서를 파괴한 엄중 사안인 만큼 탄핵심판절차에 대해 신속한 진행과 함께 오직 헌법에 따라 엄정하게 심판 해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메시지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세게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 가능하다. 윤석열 정권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가 와해되는 상황에서 제1야당으로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내란죄라는 명확한 죄목에 헌재의 인용 가능성이 점쳐져 조기 대선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현재로선 이 대표가 대권을 쥘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이같은 민주당의 메시지는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세게 쥐겠다는 의도로 해석 가능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헌우 기자

이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추진은 무산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된 상황에서 총리까지 탄핵한다면 혼란을 부추기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의 직무정지에 대해 의결이 나온 것인데 맞물려 여러 고민을 해야할 지점이 많다"라고 말을 아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발의를 그만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계엄을 막은 것과 대통령이 되는 건 별개로 본다. 이미 정권을 잡은 거처럼 행동한다던가, 거대 야당의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며 "지금은 국정안정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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