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위, 합참·수방사 현장조사
“기존 체포 명단의 3배 넘는 규모
尹 계엄날 지휘통제실 29분 머물러”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는 21일 현장조사에서 계엄 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여야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구금 지시 의혹과 관련해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관할 B1 벙커에 50여명을 가두는 방안이 검토된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체포 명단보다 3배 이상의 규모다.

이날 내란 국조특위는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 계엄사령실과 수도방위사령부 등 현장조사를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야당 측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계엄 당일인 3일 23시30분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군사기밀수사실장을 불러 B1 벙커를 특정하면서 50여명 구금이 가능한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며 “50명을 어떤 근거에서 특정했는지 청문회에 출석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성원(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간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과 수도방위사령부 문서고 현장조사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기존에 알려진 체포 대상자 명단은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김민석 최고위원·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 14인이었는데, 이보다 많은 인원을 구금하려 한 사실이 현장에서 밝혀진 것이다.
군사기밀수사실장은 당시 B1 벙커가 ‘인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장소’로 판단해 구금시설로 적당하지 않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내란 국조특위는 이날 현장조사에서 계엄 당일 작전명령·지휘가 이뤄진 지휘통제실 녹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이후 지휘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방문해 29분 동안 머문 점을 추가로 확인했다.
또 수방사와 특전사가 병력을 이동할 때 합참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합참 패싱’ 의혹도 제기했다.

특위는 22일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증인으로 부른 1차 청문회를 연다.
현재 야당이 증인으로 채택한 이들은 여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비상계엄 핵심 주동 세력들로 대부분 구속된 상태다.
특위 여당 측 간사인 김성원 의원은 윤 대통령 증인 채택을 두고 “야당의 일방적인 증인 채택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반발했다.
여당은 ‘가짜뉴스’ 문제를 제기하며 김어준씨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김나현·이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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