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이첩 관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참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징역 3년이 구형되자 박 대령 측 법률 대리인들은 "죄가 없다"며 무죄 판결을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대령 무죄 탄원 서명운동에 나섰다.

군인권센터와 박 대령 변호인들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령에게 무죄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민 변호사는 "박 대령이 항명하지 않았고 죄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며 "군 판사들이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그것만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하주희 변호사도 "재판을 통해 밝혀진 사실과 진실이 있다"며 "무죄 판결을 통해 화룡점정을 찍어야 사회가 정의롭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관영 변호사는 "숱한 별과 장성들, 고위 공직자들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며 "오직 채 상병에 대한 억울함을 풀겠다고 한 박 대령만 진실을 말했다. 박 대령이 무죄 판결을 받는 게 아이들과 후손들,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박 대령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내년 1월9일 전까지 박 대령 무죄 탄원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서명운동은 이날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약 6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접수된 서명은 군사법원에 제출될 예정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박 대령의 용기와 양심을 국민이 지켜줄 때"라며 "1년이란 긴 시간을 무보직 상태로 해병대 사령부 한 켠의 빈방에서 인내하며 버텨온 박 대령이 혼자가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박 대령을 응원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20여명과 시민 10여명은 이날 박 대령이 결심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자 일제히 환호성을 보내며 박수를 쳤다. 이들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몸통을 밝혀내라'고 적힌 손팻말을 흔들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항명죄가 웬말이냐", "수사 외압 몸통 밝혀내라"고 소리쳤다.

서울 관악구에서 왔다는 김모(62) 씨는 "(재판을) 방청하면서 얼마나 눈물을 흘린지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에 너무 실망했다. 배운 양반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군검찰을 비판했다.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상병 사건의 조사 결과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의 지시를 어긴 혐의를 받는다. 상관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박 대령은 지난해 10월6일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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