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복도에서 알몸으로 돌아다니고 남녀 손님이 묶고 있는 방 손잡이를 흔들고는 자위행위를 한 40대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공무원은 몽유병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 심현근 부장판사는 공연음란과 방실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49)씨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지난해 7월 24일 오후 11시 17분 강원 인제군 한 호텔에서 알몸 상태로 다른 방의 문손잡이를 잡아당기며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중년 남녀가 묶고 있는 방문 손잡이를 수차례 흔들고 두드렸다.
방 안에서 누구냐고 묻는 소리가 들리자 A씨는 죄송하다고 말한 뒤 재차 방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A씨는 비상구 복도로 이동해 음란한 행위를 하기도 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몽유병이 있으며 화장실에 가려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을 살핀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몽유병이 있고 화장실에 가려 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몽유병으로 진료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출동한 경찰은 피고인이 만취상태가 아니었고 의사소통이 원활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객실에서 자위한 흔적이 있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공연음란의 범의, 타인 주거에 침입하려는 범의가 있음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며 벌금 500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A씨는 고의로 범행한 것이 아니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위법이라며 항소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친구 집에서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몽유병 근거로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