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다라’와 ‘길소뜸’ 등의 시나리오를 쓴 한국 영화계 거장 송길한 작가가 22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위암 투병 끝에 이날 오후 4시56분 세상을 떠났다.

송길한 작가.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고인은 1940년 7월30일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북중학교,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1970년 시나리오 ‘흑조’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가의 길을 걷었다.

그는 충무로에서 ‘마지막 날의 언약’(1974), ‘과거는 왜 물어’(1976) 등 멜로물과 ‘여고 얄개’(1977), ‘우리들의 고교 시대’(1978) 등 청소년 영화, ‘도솔산 최후의 날’(1977) 등 반공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썼다.

그의 글은 임권택 감독과 작업하면서 꽃을 피웠다.
고인은 ‘짝코’(1980)를 시작으로 ‘만다라’(1981), ‘우상의 눈물’(1981), ‘씨받이’(1986) 등을 집필했다.
그와 임권택 감독이 의기투합한 ‘짝코’, ‘만다라’, ‘길소뜸’(1985) 등은 지금까지 회자하는 한국 영화계 대표작이다.

그는 대종상 영화제에서 ‘티켓’(1986)으로 각본상을, ‘짝코’와 ‘만다라’로 각색상을 각각 받았다.
‘길소뜸’으로는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시나리오 상을 받았다.
‘씨받이’는 배우 강수연에게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고인은 이장호 감독의 ‘명자 아끼꼬 쏘냐’(1992)와 임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2010)까지 40여년간 작가로 활동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한국영화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겼다.

이후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발인은 25일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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