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김민희 자녀로 출생신고 가능성
홍상수 인지시 가족관계등록부상 父가능
상속권도…아내, 유류분청구 소송할 수도

홍상수 감독(64)과 배우 김민희(42)의 임신 소식이 전해졌다.
홍 감독은 현재 아내 A씨와 법적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혼외자 호적 등재 여부와 상속 등에 관심이 쏠린다.
호주제가 폐지된 우리나라에서는 미혼 상태에서도 여성이 출생 신고할 수 있다.
모두 미혼이었던 정우성·문가비 때와 달리 홍 감독이 유산을 김민희와 혼외자에 남길 경우 A씨가 유류분 청구 소송을 할 가능성도 있다.

2017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 시사회에서 홍상수 감독(왼쪽)과 배우 김민희가 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적인 혼인관계가 없는 남녀 사이에서 출생한 자를 법률적으로 ‘혼외자(혼인 외 출생자)’라고 한다.
혼외자에게 법률상 권리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지(認知)’ 절차를 거쳐야 한다.
홍 감독이 친자를 인지한 것으로 보인 만큼 가족관계등록부(종전의 호적)에 혼외자로 오를 수 있으며, 아닐 경우 김민희가 단독으로 자기 호적에 올릴 수 있다.
친자는 양육비와 상속권을 갖게 된다.
혼외자도 자식이기 때문에 민법 제1조의 상속 순위에 따라서 직계 비속인 경우 상속인으로 유산을 받을 수 있다.

박경내 변호사는 전날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먼저 어머니인 김민희씨 자녀로 출생 신고를 할 것이고, 그 이후에 홍상수씨가 인지 절차를 통해서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호주제가 폐지돼 김민희씨는 미혼 상태에서도 본인 아래로 아이를 출생 신고할 수 있고 홍상수씨가 인지를 하게 되면 아빠의 가족관계등록이 될 수 있다.
홍상수씨의 가족관 등록부에도 배우자는 현재 법적인 배우자(A씨)로 나오겠지만 자녀로서는 등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태어날 아이는 원칙적으로는 홍 감독의 성을 따르지만 부모 합의에 따라 김민희의 성을 따를 수도 있다.
2008년부터 호주제의 근거 법률이던 호적부 대신 새로운 가족관계등록부 제도가 실시되면서 자녀는 어머니의 성(姓)과 본(本)을 따를 수 있게 됐다.

홍 감독과 김민희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이들은 공동으로 아들을 양육할 책임이 있다.
양육자 결정을 비롯해 양육비의 부담, 면접교섭권의 행사 여부와 방법 등을 의논해야 한다.
한쪽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양육자가 아닌 다른 일방에게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
양육비를 부담해야 되는 기간은 자녀가 성년이 되는 만 19세까지다.
양육권이 없는, 즉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 또는 모에게는 자녀와 상호 면접교섭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된다.

김미루 변호사는 “재산 상속 비율은 기본적으로 배우자가 1.5, 자식들이 1이지만 상속받을 때 여러 가지 부분이 고려돼 반드시 그렇게 되는 건 아니다”라며 “만약 홍 감독이 전체 재산을 김민희씨와 혼외자한테 줄 수도 있다는 유언장을 남길 경우 A씨는 유류분만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유류분 같은 경우는 법정 상속분의 50%만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상속분보다 상당히 적은 금액만을 상속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우 정우성(왼쪽)·모델 문가비. 뉴시스

지난해 정우성·문가비의 혼외자 스캔들 때와 달리 홍 감독은 법적인 배우자가 있어 A씨가 김민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 감독이 2019년 A씨를 상대로 패소한 이혼 소송도 재청구해볼 수 있겠으나 이번 임신으로 유책성이 더 강해져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김민희는 현재 임신 6개월로, 올봄 출산을 앞두고 있다.
김민희는 홍상수의 아이를 자연 임신했으며 두 사람이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해 여름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산부인과 정기 검진도 함께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9년째 불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2016년 유부남인 홍상수와 김민희가 사귄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듬해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며 공개적으로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홍상수는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9년 패소했다.
A씨는 당시 “남편이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고, 그때까지 기다리겠다”며 이혼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법원은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홍상수에게 있기 때문에 그가 청구한 이혼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한국에서는 이처럼 부부가 아닌데 아이를 낳는 ‘혼외자’ 출생 비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배우 정우성이 모델 문가비가 낳은 아들의 친부로 밝혀져 혼외자 관련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관련 논란이 일자 “모든 생명이 차별 없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떤 면을 지원할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며 “현재 아동수당, 부모 급여, 육아휴직 등 육아 지원 정책은 아이 기준으로 하고 있으므로 대부분 지원 정책은 부모의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시행되고 있다.
혹시라도 빠진 부분이 있으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통계청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혼외자는 1만900명으로, 전체 출생아(23명)의 4.7% 수준이다.
혼외자는 2013년 9300명에서 2020년 6900명까지 줄었다가 2021년(7700명), 2022년(9800명) 등 3년 연속 증가했다.
다만 이는 OECD 회원국의 평균 혼외 출생률(41.5%)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비혼 출산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앞으로 혼외 출생률이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의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20~29세 중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42.8%를 차지했다.
2014년(30.3%)보다 12.5%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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