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약물 자체보다는 독감으로 인한 고열 등
신체상태가 비정상적인 행동 유발했을 가능성 크다”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요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부작용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이 약은 독감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일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며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독감 환자가 늘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성분명 오셀타미비르)’를 복용한 뒤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하루 두 번, 5일간 복용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체내에 침투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증상이 나타난 후 48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효과가 높으며,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복용 후에도 독감 증상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타미플루는 48시간 이내 복용 시 증상 완화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일부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구토, 불면증, 두통, 출혈성 대장염 등이 있다.
온라인에 공유된 경험담에서는 "속이 쓰리다", "현기증이 난다"는 가벼운 증상부터 "복통과 설사를 동반하며 혈변이 보였다"는 사례까지 다양하다.

특히 영유아의 경우 환각이나 섬망과 같은 신경정신과적 이상 반응이 드물게 보고되었다.
국내에서는 2018년 한 중학생이 타미플루 복용 후 추락사고로 사망한 사례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타미플루 복용으로 인한 환각 논란에 대해 "약물 자체보다는 독감으로 인한 고열과 같은 신체 상태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특히 소아와 청소년에게서 이러한 환각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점은 항바이러스제가 미성숙한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다만 환각 외에도 오심,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이 바이러스 감염 자체로 인한 것인지, 약물로 인한 것인지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유사한 증상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마스크 자율 착용 대시민 캠페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부작용 사례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타미플루 복용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부작용 우려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내성 바이러스가 발생하여 증상이 재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의료진의 처방을 반드시 따를 것을 권장한다.

특히 면역력이 낮은 고위험군은 독감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독감 재감염이나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독감 백신 접종도 필수적이다.

올해 독감 유행은 예년과 달리 두 가지 A형 바이러스(H1N1pdm09·H3N2)가 동시에 확산되며 특징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기준, 동네 의원을 방문한 환자 1000명 중 86.1명이 독감 증상을 보였다.
이는 전주 대비 13.7% 감소했지만, 9년 전 최고 수준(86.2명)에 근접한 수치다.

이달 둘째 주 데이터에 따르면 H1N1 바이러스가 36.4%, H3N2가 16.9%를 차지하며 A형 바이러스가 주도적인 유행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A형 바이러스는 겨울철에, B형 바이러스는 봄철에 유행하지만, 이번 시즌처럼 동일 시기에 두 가지 A형 바이러스가 동시에 확산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사용 중인 독감 백신은 네 가지 바이러스(A형 2종·B형 2종)에 대응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독감에 한 번 걸렸더라도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므로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접종 후 항체 형성까지 약 2주가 걸리므로 가능한 한 빨리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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