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폭스뉴스·1기 인사 출신
머스크·베센트 등 기업가들 상당수
경제·대외·이민 대전환 선봉에 설 듯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미국 우선주의’로 무장한 충성파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딥 스테이트(deep state)’를 제거하고 경제·대외·이민 분야 등에서 정책 대전환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전사’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딥 스테이트란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았으면서 정부라는 기관에 소속돼 정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집단을 말한다.
결국 ‘절대 충성파’, ‘예스맨’만으로 내각을 구성해 집권 1기 때 균형추 역할을 할 세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내각 및 백악관 참모들의 구체적인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출신, 미국의 대표적 보수 성향 방송인 폭스뉴스 출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기업가 출신, 1기 참모 가운데 충성도가 검증된 인사 등으로 나뉜다.

플로리다파 중에는 △국무부 장관 후보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부 장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 수지 와일스 등이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 피트 헤그세스를 비롯해 △교통부 장관 후보자 숀 더피 △국가정보국장(DNI) 후보자 털시 개버드 △주이스라엘 대사 지명자 마이크 허커비 등은 폭스뉴스에서 진행자 혹은 패널 등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2기의 주요 보직에는 트럼프 측의 신(新)실세로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에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막대한 부를 가진 기업가 출신도 적지 않다.
재무부 장관 후보자인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를 비롯 △상무부 장관 후보자인 하워드 러트닉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 CEO △에너지부 장관 후보자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CEO △항공우주국(NASA) 국장 후보자 재러드 아이작먼 등도 기업가 출신이다.

여기에 무역 및 제조업 선임 고문에 지명된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국경 차르’로 내정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 국경 담당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발탁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은 1기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온 검증된 인사들이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왼쪽부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

이외에 ‘젊은 마가 전사’로 꼽히는 엘리스 스터파닉(40·유엔 대사), 캐시 파텔(44·연방수사국 국장) 등도 트럼프 2기 정부에 합류할 예정이다.

와일스 비서실장 내정자는 지난 9일 보도된 NYT 기사에서 내각 인사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트럼프는 차라리 (현상 유지를) 파괴할 수 있는 사람을 최고 자리에 앉히고 기관이나 업무를 아는 사람이 그를 돕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이 지난해 대통령의 공적 행위는 퇴임 후에도 완전히 면책된다고 판결함으로써 대통령의 무소불위 권력에 사실상 ‘면죄부’를 쥐여줬다.
또 연방 의회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정치 환경은 신(新)식민주의적 대외 정책까지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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