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이 열린 21일 헌법재판소 주변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조성은·송호영·이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이 열린 21일 헌법재판소 주변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일부 시위대는 곳곳에서 경찰을 향해 욕설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충돌했다. 경찰관을 폭행한 여성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헌재 주변에 운집했다. 탄핵을 반대하는 엄마부대와 자유통일당,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주최 측은 오후 2시 기준 1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인원은 4000명이었다.

경찰이 헌재로 향하는 지하철 안국역 2번 출구에서의 집회를 금지하면서 이날 집회는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진행됐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헌재 100ｍ 이내에서는 집회가 금지된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안국역 5번 출구부터 낙원상가까지 삼일대로를 점거하고 "탄핵 무효", "불법침탈", "즉시 각하" 등 구호를 외쳤다. 삼일대로 양방향 6개 차선 차량 통행은 모두 통제됐다.

시위대는 '명분실종 탄핵무효', '탄핵무효 이재명 구속'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빨간 모자를 쓰고 빨간 목도리를 두른 이들도 있었고, '탄핵기각'이 적힌 우산을 들고 나온 시민도 있었다. 오후 1시10분께 윤 대통령이 탄핵심판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헌재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시위대는 "대통령 오셨다"며 환호했다.

경찰은 헌재를 중심으로 곳곳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워 시위대의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이다빈 기자

경찰은 이날 64개 중대 경력 4000여명을 헌재 주변 곳곳에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지난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발생한 만큼 경계를 강화했다.

경찰은 헌재를 중심으로 곳곳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세워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다. 안국역 사거리에 차벽을 설치해 헌재 앞 진입을 원천 봉쇄했으며, 헌재를 둘러싼 담벼락에도 차벽을 세웠다. 헌재 내부에도 차벽을 설치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했으며, 헌재 정문에는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차벽을 세우기 힘든 헌재 뒤편으로는 기동대를 배치했다. 기동대원들은 헬멧을 쓰고 방패를 든 채 경계를 강화하는 모습이었다.

안국역 2번과 3번 출구 방향으로 100여명의 시위대가 진입하자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5번 출구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이에 시위대는 "길을 왜 막냐. 이동권 보장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경찰의 여러 차례 경고 방송에 시위대는 욕설하며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여성은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한 70대 여성은 경찰을 향해 "간첩새끼들"이라고 외쳤으며, 한 40대 남성은 "우리를 왜 쫓아내냐"고 했다. 곳곳에서 "서 있을 권리가 있다", "당신이 뭔데 1인시위를 막냐" 등 항의하는 소리도 들렸다. 안국역 4번 출구 앞에서는 탄핵을 찬성하는 유튜버가 대형 확성기로 윤 대통령을 비난하자, 일부 시위대가 둘러싸고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며 위협했다.

헌재 인근 재동초등학교 앞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경찰들이 대치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 3명은 이동하라는 경찰에 "국민의 입장으로 여기 서 있을 권리가 있다"며 대치했다. 한 60대 남성은 바닥에 휴대전화를 던지면서 경찰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변론을 마친 뒤 오후 4시41분께 법무부 호송차량을 타고 헌재에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시위대는 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지나가자 "윤석열"을 연호했다. 일부는 안국역 2번 출구 난간에 매달려 "윤석열 만세. 자유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시위대는 오후4시58분께 자진 해산하면서 집회를 마무리했다. 안국역 인근 차량 통행도 재개됐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곳곳에서 경찰과 말다툼을 하고 몸싸움을 벌이며 크고 작은 승강이를 벌였지만 폭력 사태로 비화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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