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증상은 누구나 살면서 흔하게 겪는다.
대부분의 원인은 귀에 있다.
전정기관과 반고리관이라는 귓속 기관이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기관에 문제가 있을 때 이런 어지럼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귀의 평형기관에 문제가 생겨 어지럼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이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의 도움을 받아 이들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움직일 때 나타나는 극심한 어지럼 …이석증

이석(耳石)증은 말 그대로 은 귓속 이석기관에 있어야 할 이석이 다양한 이유로 떨어져 나와 평형기관의 하나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신경을 자극하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주로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 이석이 움직이면서 신경을 자극,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증상은 대부분 아주 짧다.
몸의 움직임을 멈추면 어지럼증도 없어지게 된다.
달팽이관 쪽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보통 난청, 이명 등 청각학적 문제가 동반되지는 않는다.

이석증의 원인은 명확하진 않지만 중년 이후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이석 자체가 칼슘 덩어리인 것을 감안할 때 비타민D 부족, 골다공증 등과 연관성을 추정한다.
또 혈액순환이다 바이러스 감염도 이석증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석증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는 돌이 제자리를 찾아가거나 아주 작은 돌이 빠지면서 덩어리가 사라진 경우다.


이석증으로 인한 통증이 심하면 돌을 신경을 자극하지 않는 위치로 옮기는 ‘치환술’을 하게 된다.
이때 이석의 위치 확인을 위해 세반고리관을 흥분시켜 눈동자로 신호를 읽는 안진 검사 등을 받게 된다.


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약 95%는 증상이 호전되지만 아주 드물게 세반고리관 폐쇄술 등을 통해 이석이 신경에 닿지 않도록 만드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이명, 난청 동반된 어지럼…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은 귓속 소리를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균형을 담당하는 세반고리관에 있는 내임파액이 증가해 귓속 압력이 높아져서 발생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난청, 이명이 동반되고 어지럼증은 20분, 심하면 3∼4시간 지속하기도 한다.
귓속 압력의 증가로 생긴 병이어서 몸을 움직이지 않아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 바이러스 감염, 외상, 허혈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 발병이 많은데 날씨가 더워지면 내임파액이 상대적으로 많아져서 메니에르병 유병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만성질환으로 완치는 어렵지만 내임파액의 양을 줄여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다.
주로 이뇨제를 사용해 내임파액을 조절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병을 앓았다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

◆며칠간 이어지는 극심한 어지럼… 전정신경염

전정신경염은 귓속 몸의 평형을 감지하는 기관인 전정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며, 한번 시작되면 수 시간에서 수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나 신경질환으로 발생하는데, 특히 30∼50대에서, 환절기 감기 유행 시기에 많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 염증이 나아지면 증상도 함께 완화된다.
원인 치료보다는 어지럼증을 줄이기 위한 대증치료가 중요하다.
초기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이 있기 때문에 진정 억제제나 진토제 등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이들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변재용 교수는 “많은 이석증 환자들이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야외활동을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체내에 흡수시키면 재발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또 메니에르병은 카페인(Caffeine), 술(Alcohol), 담배(Tobacco), 소금과 스트레스(Salt & Stress) 등 소위 ‘CATS’를 조심해야 하고, 전정신경염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인 만큼 평소 스트레스나 피로 관리를 잘해서 면역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증상에 대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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