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주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Fed는 앞서 예고한 대로 통화완화 속도조절에 본격 착수했다.

Fed는 29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정책결정문을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현재와 같은 연 4.25~4.5%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Fed는 지난해 9월 5.25~5.5%였던 금리를 2년 반만에 0.5%포인트 내리며 통화완화 사이클을 개시했다.
이어 11월과 12월 0.25%포인트씩 추가로 낮추는 등 3연속 인하에 나선 뒤 첫 동결 조치다.
이로써 한국과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5%포인트를 유지했다.

Fed는 이날 정책결정문에서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에서 안정됐고 노동시장 상황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엔 노동시장이 "올해 초부터 전반적으로 완화됐다(have generally eased)"고 진단했지만 이번엔 "여전히 견조하다(remain solid)"로 문구가 수정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somewhat elevated)"고 평가했다.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이뤘다"는 기존 문구는 삭제됐다.

Fed는 "위원회는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자 한다"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위원회는 이중 책무 양쪽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전망과 관련해 들어오는 정보의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목표 달성을 방해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할 경우 통화정책의 입장을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Fed는 보유 국채와 주택담보증권도 계속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Fed의 금리 동결 조치는 지난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4일째인 지난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 연설에서 Fed에 "즉각적인 금리 하락을 요구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2시30분 열릴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대기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설명할 전망이다.
백악관의 통화 개입 시도에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