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두 차례 사고를 낸 뒤 조수석으로 옮겨 타 동승자인 척하려던 운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3일 서울경찰청 유튜브에는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사고 후 도주한 음주 운전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오전 2시 서울의 한 골목길에서 주행 중이던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주차돼 있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 차량 운전자는 차에서 내리지 않은 채 그대로 운전을 이어갔다.
그 과정에서 앞선 충돌 여파로 너덜거리던 앞 범퍼를 떨어뜨리고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까지 충돌하는 등 여러 차례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자, 사고 차량 조수석에서 한 여성이 나와 건물 안으로 도망갔고 경찰이 그를 뒤따라가 붙잡았다.
차량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경찰 관제센터가 확보한 폐쇄회로(CC)TV에는 여성이 경찰 도착 전, 운전석에서 조수석으로 옮겨 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경찰에 붙잡힌 여성은 운전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다가 CCTV에 찍힌 영상을 보여주자 결국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검거된 여성은 음주 측정 결과 당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편의점으로 뛰어가서 바로 소주 들이켰으면 무죄였으려나" "경찰분들 고생이 많다" "만취 상태에선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인지할 수 없다.
만취 음주운전은 구속수사 했으면" "법이 약해서 그렇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총 13만150건으로, 2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음주 교통사고는 1만3042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159명이 사망하고 2만628명이 부상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