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4일 中 최대 정치행사 개막
美, 양회 개막일 ‘10%+10%’ 관세
中 수출 타격 직면 경제 살리기 초점
2025년 경제성장률 5% 안팎 설정 전망
최대 900조 특별국채 발행 가능성
美제재 대응… 첨단산업 정책 주목
‘세계 질서 수호자’ 이미지도 강화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일인 4일 미국의 ‘10%+10%’ 관세를 마주하게 되면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양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과 중국 경제의 회복력을 강조할 무대가 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한 상황에서 이번 양회는 그 어느 때보다 경제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민영경제 안정’, ‘소비 촉진’,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강화’를 이번 양회의 3대 키워드로 꼽았다.

양회의 하이라이트는 5일 열리는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의 정부공작보고(정부업무보고)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와 물가, 국방비 등을 포함한 주요 경제 지표를 공개한다.
지난해까지 시 주석의 1인 체제를 확고히 했던 만큼 올해 양회에서는 정부조직 개편보다는 경제 회복과 첨단 산업 육성 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5%로 목표(5% 안팎)를 달성하며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요 국제기관들이 올해 중국 성장률을 4.5% 안팎으로 예측하고 있어 목표 달성에 적지 않은 도전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로 중국의 주요 수출 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져 이번 양회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지난해와 동일한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대 900조원에 달하는 특별국채 발행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양회에서는 ‘제2의 딥시크(DeepSeek)’를 키우기 위한 첨단산업 육성 정책도 주목된다.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AI를 포함한 기술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자국의 AI 관련 기업인과 연구자들에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방문을 자제하도록 지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AI 전문가들이 기밀 정보를 유출하거나 미국의 요청으로 체포돼 외교 협상 카드로 이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AI뿐만 아니라 로봇공학 등 전략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도 주요 기업 임원들이 서방 국가를 방문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梁文?)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정상회의에 초청받았지만 이를 거절한 사례도 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AP연합뉴스

이번 양회는 단순히 중국의 내치뿐 아니라 미·중 패권 경쟁과 새로운 국제 질서 속에서 중국의 전략적 선택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의 대외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회 개막일에 맞춰 트럼프 대통령이 ‘10%+10%’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황에서 중국은 국제사회에 ‘세계 질서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최근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의 일방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