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공급에 안정성을 높일 디지털 기반의 상수도 관망(管網) 관제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상수관망에서의 이상 상황을 탐지하고, 동작 상태를 시뮬레이션·예측할 수 있는 ‘디지털트윈 기반 상수관망 관제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세계의 설비나 공정을 가상현실에 소프트웨어(모델)로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이를 활용한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의 핵심 기술은 센서 데이터 분석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시뮬레이션·예측 등이 꼽힌다.

이중 실시간 모니터링은 상수관망의 옥내·외 누수 탐지, 누수 의심 구역 식별, 수질 이상 상황 탐지, 수 충격 인식 및 위치 추정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시뮬레이션·예측 기술은 상수관망의 유량·압력·잔류염소 모의, 수질사고 모의, 누수관로 고립을 위한 제어밸브 추천, 관로 노후도 평가, 주간 물 수요 예측 등 역할을 한다.

기존 상수관망 관리 시스템은 지리·공간 정보, 환경 데이터, 관로 속성, 압력, 유량, 수질, 진동, 원격검침 등 모니터링 및 모의·예측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분산된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은 이를 통합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구현한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모델은 통신오류, 센서 오작동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이상 데이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최신 데이터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무엇보다 이 관제시스템은 누수, 수질 이상, 수 충격 등 다양한 이상 상황을 통합해 모니터링할 수 있어 상호 연관된 이상 상황을 탐지하는 데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ETRI가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에 탑재한 모의 기능은 유량·압력·잔류염소값의 분포를 직관적으로 시각화해 관리자가 신규 계측기 설치 위치를 선정하거나 물의 흐름이 정체된 구역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특정 구역에 대규모 수용가가 증설될 때 유량과 압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모의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 관 내부의 수돗물 일부를 외부로 배출할 때 잔류염솟값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ETRI는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이 실제 상수도 산업현장에 보급되면, 관망의 운영·유지관리 효율과 수돗물의 공급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ETRI는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할 1개 중구역에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을 도입해 현장 실증을 진행하는 중으로, 현장 적용성과 확장성 및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현장 실증 결과 등을 토대로 전국 광역자치단체로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 실증 구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변우진 ETRI 대경권연구본부장은 “디지털트윈 관제시스템은 상수관망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 모니터링해 관망의 안전·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수돗물의 품질을 높여 수도 서비스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