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을 선택한 청년 10명 중 4명은 원인으로 '적합한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을 선택한 청년 10명 중 4명은 원인으로 '적합한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는 청년은 77%에 달했다.

고용노동부는 11일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2025년도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를 열고 장기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실업급여를 받거나 직업훈련을 수료 후 1년 이상 3년 미만 미취업한 청년 3189명으로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쉬는 기간은 평균 22.7개월로 나타났다. 4년 이상 쉬는 청년도 약 11%에 달했다.

근로소득 경험이 있는 청년은 87.7%였다.

마지막 일자리는 제조업(14%), 숙박음식업(12.1%) 등 소기업 및 소상공인(42.2%) 비중이 높았고, 주로 수도권(53.3%)에 있었다.

근속기간은 평균 17.8개월로, 6개월 미만이 29.5%로 가장 높았다. 임금수준은 48.8%가 200만~3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쉬게 된 이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 교육·자기계발(35%)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번아웃(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 등도 사유로 꼽혔다.

주된 활동으로는 교육·자기계발(55.5%)과 휴식·재충전(52.1%)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나,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경우도 20.3%에 달했다.

또 쉬었음 청년들의 대부분인 77.2%가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고 했다. 경제적 어려움(71.1%), 자신감 하락(62.5%), 미래대비 미흡(53.9%) 등의 답변도 나왔다.

1년 이상 쉬었던 청년 중 현재 취업자와 미취업자를 비교해보니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일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쉬었음에 머무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청년의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57.3%는 향후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고 했다. 68.4%는 1년 내 취업·창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업에 필요한 도움으로는 생활비 지원(50.6%)보다 직업훈련·교육(59.3%)을 더 높게 평가했다.

참여 희망정책은 내일배움카드 훈련(65.1%), 국민취업지원제도(49.6%), 일경험(37.6%), 구직자 도약보장 패키지(30.1%) 순이었다.

이날 포럼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은 수도권과 지역 간 청년 일자리 격차가 쉬었음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 집중이 심화됐는데, 이후 청년들이 수도권 지식기반산업과 대면 서비스업으로 집중되며 최근 이 부분에 취업했던 청년들을 중심으로 쉬었음이 증가하고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들은 청년들이 일하는 중 겪는 심리적 문제로 '쉬었음' 상태에 빠지거나, '쉬었음'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안이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대상 심리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쉬었음 단계에 조기 개입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었다고 방황하는 상황이 쉬었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올해 졸업 후 4개월 이내 조기 개입하고 전국 100여개 고용센터에서 제공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ep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