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등 건강 악화… 2월 입원
4차례 호흡 곤란… 한때 생사 기로
교황청 “더 이상 생명 위협 없어”
일각선 생전 퇴위 가능성 거론

폐렴으로 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이 13일(현지시간) 병상에서 즉위 12주년을 맞는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이었던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사임 후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가 시작된 지 이틀 만인 2013년 3월13일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전임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의 문제로 약 600년 만에 스스로 사임하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선출 당시 76세의 고령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격무를 해내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또한 프란치스코는 젊을 때 폐 일부를 잘라낸 만큼 건강상의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빼곡한 교황청 업무에 더해 활발한 해외 활동을 이어가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교황은 지난해 9월 2∼13일에는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나, 동티모르, 싱가포르 등 두 대륙에 걸쳐 4개국을 방문하며 3만3000㎞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 같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교황청 내부에서도 ‘지칠 때까지 일하는 교황’이라는 평이 나왔다.

교황의 건강이 악화된 건 4년 전부터다.
2021년 7월 결장 협착증 수술, 2023년 6월 탈장 수술을 받은 교황은 2022년부터 휠체어나 지팡이에 몸을 의지해야 했다.
또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이어 낙상 사고를 당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게다가 교황은 지난달 초부터 기관지염 증세를 보이면서 건강이 악화되다가 결국 같은 달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중에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되는 등 상태는 계속 악화했다.

입원 후에도 교황은 4차례 호흡 곤란 증상이 왔으며, 교황청에서 장례 준비를 고려할 정도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4일부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교황청은 10일 교황의 병세가 더 이상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 며칠 동안 나타난 개선세가 더욱 확고해졌으며, 이는 혈액 검사와 임상 평가, 그리고 약물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교황 담당 의료진은 ‘신중한 예후’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교황청은 전했다.
신중한 예후는 교황이 언제든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교황은 13일 맞이하는 즉위 12주년을 병상에서 조용히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임자의 뒤를 이어 생전 퇴위를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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