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전쟁 특파원으로 활동한 러시아 국영 기자가 지뢰를 밟고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국영 TV 채널인 '채널 1' 소속 특파원 안나 프로코프예바(35)는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지뢰를 밟아 숨졌다.
그와 동행했던 촬영 기자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코프예바가 몸담았던 채널 1 측은 공식 성명을 내고 "프로코프예바 기자는 임무 수행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프로코프예바 기자가 통과하던 지역은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주에서 퇴각하던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포격 공격을 가한 곳으로 알려졌다.

프로코프예바 기자는 2023년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특파원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약 1년 이후 시점이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복 차림으로 러시아군의 전차, 군인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해 사기 진작을 유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침공 당시 러시아군이 전차, 장갑차, 군복 등에 새긴 알파벳 'Z' 마크를 자기 의복에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반복적으로 노출하자, 현지에선 그를 'Z 저널리스트'라고 칭했다.

사망 직전에도 그는 폐쇄형 SNS인 텔레그램에 "어느 404번 국가 국경 어딘가에서"라는 글과 함께 전투복을 차려입은 자기 사진을 게재했다.
'404'는 보통 웹페이지 오류 코드로 알려졌으나, 러시아의 친 푸틴 성향 누리꾼들은 우크라이나를 모욕하는 은어로 사용하곤 한다.
프로코프예바 기자가 언급한 404도 쿠르스크주에서 퇴각한 우크라이나군을 겨냥한 조롱의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제기자연맹(IFJ) 집계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언론인은 20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