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피해를 내고 있는 영남 지역 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성묘객의 실화가 지적되는 가운데 산불 감시용 폐쇄회로(CC)TV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불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감시 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내고 있는 영남 지역 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 성묘객의 실화가 지적되는 가운데 산불 감시용 폐쇄회로(CC)TV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불 예방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드론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감시 활동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29일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산불 발생 건수는 총 5455건이다. 연평균 546건의 산불이 발생한 셈이다. 이중 입산자 실화로 인한 산불은 연평균 171건으로 약 31%를 차지했다. 쓰레기 소각 65건, 논·밭두렁 소각 60건, 담뱃불 35건이며,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성묘객 실화는 17건이었다.

실화가 원인인 산불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산불 감시 장비 부족과 관리 미흡이 지적된다. 현재 산불 감시에는 주로 CCTV가 이용된다. 2023년 12월 기준 전국에 설치된 산불 감시용 CCTV는 총 1446대에 불과하다. 전국의 산림을 모두 감시하기에 부족한 실정이다.

이마저도 감사원의 산림청 감사 결과에 따르면 1446대 중 801대(55%)만 자동회전 기능이 있다. 나머지 645대(45%)는 자동회전 기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회전 기능 CCTV를 설치한 지자체 146곳 중 75%에 해당하는 110곳은 자동회전 기능을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당시 "산림청은 실제로 지자체 등에서 CCTV 전담 감시 인력을 배치·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며 관리 소홀도 지적했다. 산림청은 산림보호법 제33조에 따라 산불 예방과 진화에 필요한 인력, 장비 및 예산을 확보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아울러 지자체 224곳 중 84곳(38%)은 전담 인력이 아닌 병행 업무를 하는 공무원이었다. 나머지 140곳(62%)은 산불전문예방진화대, 산불감시원 등을 상황실에 배치하고 있었으나, 각종 업무 보조 등을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산불 예방을 위해 CCTV를 확대 설치하는 한편, 드론 등 첨단 장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주로 국립공원이나 등산로를 위주로 CCTV가 설치돼 왔는데, 산불 취약지역에 추가로 배치를 많이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온도 센서 등이 장착된 소방 드론을 운용한다면 미리 예측을 하고 소방활동을 펼치기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건물을 감시하는 CCTV에 비해 개방된 산에 설치된 산불 감시 CCTV는 효용성이 제한적"이라며 "드론을 통한 관제 시스템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산림청은 전국에 32개의 드론 감시단을 운영 중이다. CCTV의 경우 올해와 내년 총 200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사람을 대신해 인공지능이 산불 CCTV 영상을 분석하는 ICT 플랫폼 구축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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