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샤넬→에르메스까지
미국 시장 가격 인상 계획 밝혀
“10% 보편 관세 여파 인한 인상”

버킨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명품 기업 에르메스가 다음달 1일부터 미국에서 제품 가격을 올릴 전망이다.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에리크 뒤 알구에 재무 담당 부사장은 17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발표 후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기업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에르메스의 버킨백. AP·EPA연합뉴스

그는 가격 인상이 관세로 인한 것이어서 미국 시장에만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달 초 부과한 10% 보편 관세의 여파를 완전히 상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20%의 상호관세를 발표했지만 이후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기본 관세 10%만 적용하기로 한 상태다.

미국 시카고의 에르메스 매장.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르메스는 관세 부과로 지금까지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시장 실적은 저조한 편이며 중국에서의 매출은 늘지 않았다.

에르메스의 1분기 매출은 41억3000만 유로(약 6조6700억원)로 환율 변동을 감안했을 때 7.2%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 예상치 41억 4천만 유로에는 살짝 못 미친다.
전 분기 18% 증가에 비해서도 증가 폭이 작아졌다.

뒤 알구에 부사장은 트럼프 관세와 관련 “아직 아무런 영향도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루이비통 매장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앞서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일부 가방 제품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지난 15일 일부 가방 제품 가격을 평균 3% 가량 올렸다.
대표 인기 상품인 ‘알마BB’(모노그램) 가격은 기존 260만원에서 268만원으로 약 3% 인상됐다.
같은 제품의 에피(가죽) 소재 모델은 277만원에서 285만원으로 2.8% 올랐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일부 가방 제품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연합뉴스

루이비통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가격 인상에 나섰다.
지난 1월에도 일부 가방 제품의 가격을 8~13%가량 올린 바 있다.

올 들어 루이비통뿐 아니라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 1월 클래식 플랩백 등 일부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2.5% 올렸고, 에르메스와 역시 1월 핸드백과 액세서리 가격을 10% 인상했다.

미국 경제지 포춘은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유럽 명품 기업들의 트럼프 관세 대응을 위해 평균 6%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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