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징계 무시… 李 “IOC 일 때문”
노조 항의도… 3선 출마 여부 촉각

비위 혐의로 직무정지 징계를 받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출근해 업무보고를 받아 규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이 회장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1층 로비를 통해 13층 집무실로 올라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 회장은 출근해 IOC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오후에는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아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관련 상황을 보고받으며 대한체육회장의 업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 혐의로 이 회장을 수사 의뢰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회장 직무를 정지했고,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 사건을 살펴보고 있다.
직무정지 중인 이 회장이 체육계 현안을 보고받는 건 규정 위반이다.

노조 조합원 30여명은 올림픽회관 1층 로비에서 이 회장 출근에 항의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국회 출석 의무 회피를 위해 도피성 출장을 다닐 뿐 변명이나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연임 도전 승인을 받은 이 회장은 직접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3선 출마 의지를 내비치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13일 자비로 떠난 해외 출장 일정을 마친 뒤 거취에 대해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구성원들과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42대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14일에 열린다.
이 회장이 출마하려면 임기 만료일 90일 전인 오는 29일까지 사직서를 내고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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