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답은 ‘배구여제’ 김연경의 분전이었다.
여자 프로배구 선두 흥국생명이 ‘다크호스’ 페퍼저축은행을 천신만고 끝에 꺾고 2연패에서 탈출하며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흥국생명은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15 22-25 18-25 25-22 15-11)로 이겼다.

올스타 휴식기를 보내고 맞이한 후반기 들어 최하위 GS칼텍스에 2-3, 6위 도로공사에 2-3으로 연이어 패하며 비틀거렸던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승점 2를 챙겨 승점 47(16승5패)이 되며 2위 현대건설(승점 43, 14승6패)와의 격차를 다소 벌리며 한숨 돌렸다.

지난 두 경기에서 경기력이 삐걱거리며 하위팀들에게 연이어 덜미를 잡혔던 흥국생명은 이날 1세트는 가볍게 잡아내며 달라진 면모를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기 2전 전승 포함 창단 첫 3연승을 달리고 있는 페퍼저축은행의 기세는 매서웠다.
테일러 프리카노(미국)와 박정아의 ‘쌍포’가 번갈아 흥국생명 코트를 강타했다.
여기에 3연승 과정에서 주역을 활약했던 이한비가 부진하자 대신 투입한 기본기와 수비가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이 공격에서도 제 몫을 다 해냈다.
반면 흥국생명은 투트쿠(튀르키예) 대신 영입한 마테이코(폴란드)가 공격 성공률 21.05%에 5점, 범실 7개로 크게 부진하면서 2,3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흥국생명은 4세트마저 중후반까지 12-16으로 밀리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러나 4세트에만 공격 성공률 80%로 8점을 터뜨린 김연경을 중심으로 끈질기게 추격전을 펼친 끝에 19-19 동점을 만들었고, 세트 막판 정윤주의 연속 공격 득점이 터지면서 기어코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갔다.

5세트 승부처를 지배한 것은 김연경의 서브 한 방이었다.
9-7로 앞선 상황에서 뚝 떨어지는 절묘한 서브로 박정아의 리시브를 무력화시키는 서브득점을 터뜨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가면서 후반기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연경은 리시브 효율 50%(6/12)을 기록하면서도 22점을 퍼부으며 외국인 선수 역할을 해냈다.
2연패 과정에서 40%를 밑돌았던 공격 성공률도 43.48%로 회복했다.
여기에 4,5세트에만 11점을 퍼부은 정윤주가 팀내 최다인 23점을 터뜨리며 김연경을 도왔다.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피치(뉴질랜드)도 블로킹 8개 포함 19점을 터뜨리며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흥국생명을 상대로 승리 직전까지 갔지만, 뒷심 부족에 울었다.
테일러가 한 경기 개인 최다인 32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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