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선수단이 11연승을 빚어내고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이 구단 역사에 없던 파죽의 11연승을 빚어냈다.
굳건하던 V리그 여자부의 양강 체제도 무너지려 한다.
뜨거운 ‘삼파전’이 온다.

정관장의 연승은 지난해 11월30일 IBK기업은행전부터 시작됐다.
한국도로공사까지 잡아내고 2라운드를 마쳤다.
6전 전승을 쏟아낸 3라운드와 함께 2008∼2009시즌 KT&G 이름으로 세웠던 종전 팀 최다 8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휴식기가 이어졌지만, 흐름은 끊기지 않았다.
4라운드도 3승을 보태면서 연승 숫자를 ‘11’로 늘렸다.

이제는 여자부 역대 최다 연승까지 노려본다.
현대건설이 2021∼2022시즌과 2022∼2023시즌 각각 한 번씩 만들어냈던 15연승이 이 부문 최고 기록이다.
지금 기세라면, 두려울 것은 없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왼쪽)이 승리를 거두고 표승주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순위표에서도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연승 전 4승6패, 승점12에 불과했던 정관장의 성적표는 이제 15승6패, 승점41로 변했다.
IBK기업은행과의 3위 싸움은 더이상 관심사가 아니다.
개막 14연승을 달렸던 1위 흥국생명(16승5패·승점47)과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노리는 2위 현대건설(15승6패·승점46)이 사정권에 들어왔기 때문. 최근 몇 년간 유지되던 여자부 ‘양강 체제’의 붕괴를 노린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흥국생명은 외인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의 무릎 부상 이탈과 함께 전력이 곤두박질쳤다.
현대건설도 예년 같지 않은 경기력에 고민이 깊어지는 중이다.
실제로 정관장은 1∼2라운드에 두 팀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지만, 3라운드에서 모두 꺾어내면서 엇갈리는 그래프를 증명했다.
곧 다가올 4라운드를 포함해 모두 3경기씩 맞대결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역전을 충분히 노릴 만하다.

정관장 메가왓티 펏티위(왼쪽)와 반야 부키리치가 득점에 성공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팀 공격성공률 1위(41.27%)에 빛나는 공격진이 그 중심에 선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가 꾸린 쌍포는 리그 최상급이다.
메가는 리그 공격성공률 1위(47.42%), 득점 3위(500점)로 올 시즌도 열풍의 중심에 섰다.
부키리치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바꿔 리시브까지 참여하면서도 훌륭한 코트 적응력을 보여준다.
득점(456점)과 공격성공률(40.52%) 모두 리그 5위, 리시브도 7위(34.49%)를 찍으며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나머지 동료들의 활약도 더할 나위 없다.
베테랑 세터 염혜선의 공격 조율 속에 정호영-박은진이 세운 높이도 빛을 발한다.
자유계약(FA)으로 이적한 이소영의 공백을 메우는 보상선수 표승주도 살림꾼으로 날개 한 자리를 책임진다.
확연히 올라온 팀워크와 함께 세트당 서브 득점(1.4개), 세트당 블로킹 (2.553개) 모두 1위를 질주하는 선순환이 계속되는 중이다.

1월의 마무리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관장은 오는 22일 수원에서 현대건설과 중요한 맞대결을 펼친다.
26일과 30일에는 각각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을 상대로 홈 2연전을 갖는다.
역대급 연승과 선두권 진입,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정관장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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