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같은 전략으로 나왔다.
주무기를 ‘봉인’했다.
한 명은 맹위를 떨쳤다.
한 명은 반대로 주춤했다.
뭐가 달랐을까. 두산 콜 어빈(31)과 잭 로그(29) 얘기다.
결국 차이는 ‘구위’다.
로그는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시범경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안타 2볼넷 3삼진 4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1~2회는 실점 없이 끝냈다.
3회말이 문제다.
선두 심재훈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실책이 나왔다.
이후 박병호에게 볼넷, 르윈 디아즈에게 적시타를 줘 2-1이 됐다.

전병우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가 계속됐다.
보크를 범하며 공짜로 1점을 줬다.
홍현빈에게 땅볼을 유도했는데, 유격수 포구 실책이 또 나왔다.
순식간에 2-4가 됐다.
안 줘도 될 점수를 준 모양새. 자책점이 없는 이유다.
내용을 봐야 한다.
일단 변화구를 보여주지 않았다.
총 70개 던졌는데 변화구는 체인지업만 12개 뿌렸다.
속구와 투심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특히 주무기 스위퍼를 꼭꼭 숨겼다.
이유가 있다.
두산은 오는 28일 홈 개막전에서 삼성과 붙는다.
시범경기에서 굳이 모든 것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전날 어빈도 그랬다.
스위퍼와 커터, 커브를 던지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2주 정도 후에 삼성을 만난다.
지금 노출하지 않는 쪽이 낫다고 봤다”고 짚었다.

어빈의 경우 3이닝 동안 딱 30개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은 없었고, 삼진 4개 뽑았다.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다.
상대한 삼성 박진만 감독도 호평을 남겼을 정도다.
로그는 달랐다.
3회만 보면 뭔가 쩔쩔매는 이닝이 됐다.
차이를 꼽자면 역시나 구위다.
어빈은 최고 시속 150㎞ 강속구를 뿌렸다.
투심도 최고 시속 149㎞까지 나왔다.
여기에 제구가 됐다.
변화구를 던지지 않아도 됐다.

로그는 아니다.
최고 스피드 자체는 시속 148㎞까지 뿌렸다.
그러나 시속 140㎞ 초반에 형성된 공도 제법 많았다.
삼성 타자들이 ‘버텨낼 만한’ 공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실제로 3회 박병호가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전병우도 공 10개를 보며 볼넷. 실점까지 이어졌다.
실책이 빌미가 된 것은 맞다.
그러나 로그도 삼성 타선을 누르지 못했다.
왼손 스리쿼터 유형이다.
까다롭다.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체인지업은 위력이 있었다.
스위퍼를 비롯한 다른 변화구를 꺼내면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
일단 속구 계열만으로는 만만치 않았다.
어빈과 차이가 여기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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