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중 한분이 아프십니다. 암이구요.

연세가 적진 않지만 아주 많지도 않으세요. 아프지 않으셨다면 못해도 앞으로 10년~15년은 더 사실 연세이시죠.

아무튼 몇년 전 암 발견시 이미 4기였습니다. 

뼈전이라 수술 불가라 지금까지 호르몬치료, 항암치료 약만 써왔습니다. (전립선암이고 암 특성상 호르몬 치료제 쓰는 단계에선 거의 부작용이 없어 정상생활 가능) 단, 내성 생기면 더 센 약 쓰는 식으로요. 시간이 흘러 사용하던 여러 치료제에 불응이 오고 이제 쓸 수 있는 약이 몇개 안남았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약은 비급여라 일부 환급 받아도 월 2백 조금 넘게 약값 들어가고 있어요. 정량의 반만 복용할 때 이 금액이고 정량 복용시 3백 후반 나올거에요. 근데 불행히도 지금 쓰는 이 비급여 약도 불응이 와서 다시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신 상황입니다.

최근 진료를 보며 이제 남은 방법이 기존 알고있던 다른 약 (지금 쓰는 비급여보다 독하다고해서 전에도 고민하다가 결국 선택안함) 이 있고 이건 급여인지 비급여인지 확인해봐야겠지만 그래봐야 지금 약값 수준일듯합니다. 감당 가능해요.

문제는 남은 또 다른 방법입니다. 의사가 이 방법을 먼저 쓰는게 좋겠다는 뉘앙스로 얘기한 약 (주사) 인데, 비급여고 1회에 4천만원 가깝습니다. 최소 4번은 받아야하구요. 그럼 못해도 1억 중반은 쓰겠죠

결론적으로 돈이 문제라 고민 중입니다. 가족들 수중 현금 다 끌어쓰면 불가능한 금액은 아닐거에요. 하지만 제 마음에서 저 주사 옵션은 거의 지웠습니다. 주사 치료시 기대수명이 부작용 없이 5년이상 확실하다면 모르겠지만 1년~2년 연장하려고 (그것도 부작용이 어떨지 모르는 상태로, 약효가 얼마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1억 중반 ~ 최대 2억 쓰는게 맞는거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큰 돈, 남은 가족들 위해 써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말 그대로 지금 치료들은 수명 연장 위한 것이고 그렇게 좀 더 살다 돌아가시고 나면 가족들도 허망할텐데 경제적인 부담감까지 떠 안고 가는게 맞는지 자꾸 계산하게 되네요.

그러면서도 내가 부모님의 입장이라면, 이런 자식의 마음을 알게 된다면 섭섭함,  상심이 클 게 당연하여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너무 돈 위주로 생각하고 있는걸까요? 혹시 부모님 건강 문제에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이렇게 따지고 있는게 미친것일까요?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