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고등학교 올라가는데 수학 때문에 엄청 힘들어합니다.

직접 가르쳐도보고 좋은 학원도 보내는데 정말로 쉽지않네요.

잘 하고 싶어서 정말로 열심히 하는데, 잘 안되는 모양입니다.

학원에서도 이렇게 스스로 열심히 하는 아이는 흔하지 않은데, 성적이 인나온다면서 안타까워합니다.

누군가 수학으로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을 옆에서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는 학창시절 수학을 잘 했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수학을 좀 한다는 편은 아니고,

과학고에서도 꽤나 잘 했습니다.

저랑 비슷한 시기에 떳던 신oo나 법대를 가버린 공oo

수준은 아니지만 바로 밑에서 맴돌던 수준?

제가 생각해도 수학쪽 학습속도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고

공대도 대부분 과목들이 수학기반이라..

학창 시절은 참으로 널널하게 살았습니다.

대학시절에도 수학기반 과목들은 아예 배째고 공부안하다가

중간기말 전날에 한나절 공부하면 최소a0 웬만하면 a+를

받을 수 있었으니깐요.

이제는 머리가 굳었는지 그런 학습속도가 전혀 안나옵니다.

그래도 대학동기들은 학창시절 제 학습속도를 지금도

종종 이야기할 정도였으니깐요.

그런데.......

제 아이는 학습속도를 떠나서 하나를 배우면 10을 

깨우치는 건 당연히 불가하고 10을 배워도 1개를

제대로 못풉니다.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어서 풀이를 보면 모두 이해는

합니다만, 문제가 변형이 조금만 되면 못풉니다.

그리고 어제 푼 문제도 오늘 못풉니다.

솔직히 공부 머리가 좋다는게 뭔지는 잘 몰랐습니다.

저는 어릴때 문제집을 풀고 나면, 틀린 문제 복습을

할 이유가 없던게 그 페이지로 넘어가면

문제 보기순서 답까지 외워져서 어릴땐 당연히

남들도 그런줄 알았습니다.

웬만한거는 보면 다 외워서 학창시절 노트필기는

아예 하지도 않았고, 학교 선생님들도 어짜피 

다 만점에 가까우니 딱히 건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아이는 빼옥하게 노트필기하고...

핵심어쩌구 오답노트 어쩌구....

정말로 미친듯이 정리라고 공부라고 복습하고..

이거 뭐라고 조언해줘야할지도 모르겠고,

답답할뿐입니다.

제가 공부잘했어도 결국 공대가고..

평범한 직장인이라 사는것도 고만고만하고

학원비 걱저할 수준으로 벌어서..

유산을 많이 남겨주지도 못합니다.

제가 운동도 못하고 키도 작고, 결국 공대와서

돈도 잘 못벌고 유일하게 가진건 머리인데...

그거마저 물려주지를 못했네요.

오늘도 학원가면서 자율학습 시간초과하면서

할거고 모르는거 물어보고오면 늦어질 수 있다며

학원가는 아이를 보니, 안타까워서 끄적입니다.